[이지 돋보기] ‘국민연금’ 불신 가중…개인연금, 반사이익 누리지만 운용은 ‘낙제점’
[이지 돋보기] ‘국민연금’ 불신 가중…개인연금, 반사이익 누리지만 운용은 ‘낙제점’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09.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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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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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개인연금시장이 노후 대비 관심 증폭과 함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이 기금 고갈 우려와 확실하지 않은 지급보장 탓에 신뢰를 잃으면서 반대급부로 개인연금이 집중 조명되고 있는 것. 더욱이 세제혜택 등으로 무장한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등장하면서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개인연금 가입자의 주의도 요구된다. 관련 상품의 수익률이 대체로 저조하고, 원금 손실 우려도 있는 만큼 꼼꼼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개인연금 총 자산은 344조7000억원으로 전체 연금자산(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1119조5000억원의 30.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개인연금 자산은 2013년 말 250조40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4년 말 277조2000억원 ▲2015년 말 303조1000억원 ▲2016년 말 322조7000억원 ▲2017년 말 344조7000억원 등 매년 평균 8.3%씩 증가했다.

개인연금은 국민연금과는 달리 개인 스스로가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상품이다. 신탁형과 펀드형, 보험형 등으로 나뉘며 형태별로 원금보장유무, 수익률에서 차이가 난다.

개인연금 자산의 지속적인 증가는 국민연금을 불신하는 소비자들이 다른 노후 대비 수단을 찾는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연금재정추계위원회가 지난달 공개한 국민연금 개혁 권고안에 따르면 국민연금 재정은 오는 2057년 고갈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가입기간과 수급 개시 연령을 늘리는, 일명 ‘더 내고 덜 받는’ 안이 거론되면서 국민적 불신이 높아진 상황이다.

더욱이 국민연금의 ‘의무가입’ 불만도 있는데다, 현행 체제에서는 60세 정년에서 수령 개시 시점인 65세까지 5년 이상의 소득 공백 기간이 생기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한 노후자금을 보충할 수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개인연금은 개인형 IRP를 중심으로 한 투자형 상품이다. 투자형 개인연금은 가입자 개인이 직접 적립금의 자산운용을 결정하는 상품이다. 개인형 IRP외에도 연금저축펀드, 변액연금보험 등이 존재한다.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후자금을 공격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개인형 IRP는 지난해 7월부터 가입대상과 혜택이 확대돼 직장인과 자영업자, 공무원 등 소득이 있는 모든 사람이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또 최대 700만원의 세액공제 등의 혜택으로 가입이 늘고 있다.

이에 개인형 IRP의 자산은 2013년 말 6조원에서 ▲2014년 말 7조500억원 ▲2015년 말 10조9000억원 ▲2016년 말 12조4000억원 ▲지난해 말 15조3000억원으로 5년 새 두 배 이상 불어났다. 개인연금 자산 중 개인형 IRP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2.4%에서 지난해 4.6%로 상승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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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

다만 폭발적인 성장세에 비해 가입자들의 운용 효율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수의 가입자들이 투자 경험과 전문 지식 부족 등으로 소극적인 운용에 머무르고 있는 탓이다.

투자형 개인연금 상품은 한 개의 계좌 안에서 펀드 및 다른 금융상품에 분산 투자가 가능토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가입 초기에 선택한 자산운용 방식을 변경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로만 운용하는 등 적극적인 운용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개인형 IRP 적립금 15조3000억원 가운데 66.3%(10조1000억원)가 예‧적금이나 보험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됐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은 원금을 까먹을 우려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수익률이 낮다.

반면 원금 손실 위험은 있으나 수익률이 좋은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은 21.8%(3조3000억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비교적 안전자산인 채권혼합형(1조600억원‧49.8%)과 채권형(6000억원‧19.4%)의 비중이 높았다. 수익률과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형과 주식혼합형 비중은 각각 21.5%(7000억원), 7.2%(20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준 개인형 IRP의 연간수익률을 보면 원리금 보장형이 1.19%로 은행 예‧적금 수준에 불과한데 비해 실적배당형은 6.64%에 달한다. 6배에 달하는 차이를 보인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익률 실현을 통한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자산운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승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개인연금 상품은 대부분 10년 이상 유지되는 장기 상품”이라며 “시장 환경 변화에 맞게 대응해 원화는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자산운용이 필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금융사의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이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같은 서비스가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므로 가입자 스스로 투자 지식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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