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월호 참사 아픔 잊었나…반복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기자수첩] 세월호 참사 아픔 잊었나…반복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8.09.10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조금만이라도 안전에 신경 썼더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

지난 6일 오후 11시경 서울 동작구 상도동 공동주택 재건축 현장에서 지반 침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공사장 인근에 있던 상도유치원 건물이 10도 이상 기울며 사실상 붕괴됐다.

앞서 지난 달 31일 가산동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서 땅 꺼짐이 발생해 주민 2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두 사고 모두 늦은 밤과 이른 새벽에 일어나 사고 현장에 사람이 없었던 이유에서다.

현재 소방당국과 관할 구청은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도동 사고 인근의 주민 약 50여명을 주민센터 등으로 긴급 대피시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가산동 오피스텔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호텔 등을 제공하며 사고 수습에 애쓰고 있다.

두 사고의 원인은 폭우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공사장의 흙막이와 옹벽이 무너진 것으로 조사됐다. 흙막이는 땅을 팔 때 주위의 지반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세우는 구조물이다. 현재 경찰은 부실시공 등으로 범위를 넓혀 더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중이다.

사건의 원인 규명이 시급한 가운데 한편으로는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을 먼저 꼬집어야 한다. 두 사건 모두 땅이 꺼지기 전에 미리 전조증상을 감지했었기 때문.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학과 교수는 7일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를 통해 “3월 현장에 갔을 때 유치원 건물이 붕괴될 수 있어 위험하다고 자문의견서를 써줬다”며 “편마암 지역이라 단층이 공사하는 쪽으로 쏠리게 돼 그대로 공사하게 되면 대규모로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고 현장 주민들과 유치원 관계자들이 구청과 교육청 등에 공사 안전성과 관련된 민원을 수차례 넣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땅은 힘없이 무너졌다.

앞서 가산동 땅 꺼짐 사고도 다르지 않다. 주민들은 지난 달 31일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여러 차례 구청에 민원을 넣고 균열이 발생하는 등 안전 관리가 미흡하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천구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금천구청은 주민들의 민원이 사고 발생 전에 전달되지 않았고 이와 관련해 확인해보겠고 변명했지만 주민들은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조적 변화가 시급하다. 안전관리대책을 한층 더 강화하고 국민, 사회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우리는 그동안 사회적인 큰 재난을 수없이 목격했다. 굳이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까지 오래된 과거를 꺼내지 않더라도 2011년의 우면산 산사태와 2014년 세월호 침몰의 아픔이 아직도 남아있다.

만약이지만 사고가 한밤중과 이른 새벽이 아닌 대낮에 벌어졌다면 대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지긋지긋한 안전불감증. 이제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