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문 정부 부동산 규제 정책 ‘풍선 효과?’…여유자금, 오피스텔 등 상업용 집중
[이지 돋보기] 문 정부 부동산 규제 정책 ‘풍선 효과?’…여유자금, 오피스텔 등 상업용 집중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8.09.1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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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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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유동자금이 오피스텔을 비롯한 상업용 부동산으로 향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따른 이른바 ‘풍선 효과’라는 얘기가 나온다.

상업용 오피스텔 및 상가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비교적 절차가 간편하다. 또 정부의 대출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재정개혁특별위원회(특위)가 지난 6월 ▲종합부동산세 인상 ▲금융소득 종합과세 범위 확대 ▲주택임대소득 과세 기준액 인하 등을 골자로 한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을 심의·확정해 정부에 제출하면서 준주택으로 분리된 오피스텔과 상가가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종부세 과세대상이 주택과 토지에 집중된 반면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이 같은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특위 발표 직후인 7월 오피스텔 거래량은 1만810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1만5838건보다 무려 14.3% 늘어난 수치. 오피스텔 거래와 함께 상업·업무용 부동산은 지난달보다 14.6% 증가한 3만5265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아울러 올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거래량은 22만772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늘었다. 또 오피스텔, 상가를 비롯한 상업용 부동산의 지난해 거래량은 총 38만4182건(전년比 +49%)으로 한국감정원이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고, 올해는 이마저도 훌쩍 뛰어넘을 기세다.

서울로만 좁히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오피스텔 거래량은 4701건→3316건→4531건→2690건→3022건→3562건으로 집계됐고 7월에 5653건으로 크게 상승했다. 상업 업무용도 1월~6월 거래량이 6642건→5175건→7311건→4874건→5762건→5837건에서 7월 8534건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정부의 보유세 개편 등의 규제로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처분한 이후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흘러가 거래량을 키웠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소재 B공인중계사는 “오를 대로 오른 아파트를 사기에는 시기가 너무 좋지 않다”며 “여유자금을 확보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매매가 가능한 오피스텔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것은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격인 오피스텔 가격은 거래량에 비해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4년 3.3㎡ 기준 975만원이던 서울 오피스텔 가격은 이후 998만원→1041만원→1076만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올해는 8월 기준으로 1091만원으로 집계됐다. 4년간 100만원 가량 올랐지만 아파트값 상승률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생활숙박시설’ 오피스텔이 고령화 진행, 1인가구 증가, 저출산 등으로 수요가 풍부해 공급이 대량으로 쏟아진 배경에서다. 최근에도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삼송역 스칸센’ 대우건설의 ‘원흥 퍼스트 푸르지오 시티’, 포스코건설의 ‘더샵 트리플타워’ 등이 분양됐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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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오피스텔 포함 상업용 부동산 공급이 늘면서 가격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또한 최근 경기 침체와 더불어 공실률(올 2분기 기준 12.1%)이 늘어나고 수익률은 해를 거듭할수록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15%로 지난해 5.22% 대비 소폭 하락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4.70%까지 떨어졌다. 2006년 6.49%에서 12년 만에 1.79%포인트가 하락했다.

하지만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일반예금 금리가 1.5~2.2% 범위로 형성된 6대 은행(우리, KB국민, KEB하나, 신한, NH농협, IBK기업)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큰 매력이다.

예컨대 1억을 예금한다면 1년에 은행이자로 벌 수 있는 돈은 200만원 남짓이다. 반면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으면 약 500만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 은행과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2배에서 크게는 3배 차이다.

익명을 요구한 우리은행 관계자는 “가끔 수익률이 좋은 상품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금리가 최대 2%를 겨우 넘기는 정도다. 이는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라며 “목돈이 있는 분들이 찾아오면 예금이나 적금 상담을 하는데 세금을 떼고 이정도 수익이라고 설명하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라고 전했다.

결국 저금리, 경기 침체 등 미래에 대한 불안한 심리가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어진데다 정부의 규제까지 더해져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 D공인중개사는 “사실 오피스텔이나 상가는 시세차익을 노리고 사는 게 아니다. 물론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매매가격이 오른 게 사실이지만 실제로 주택 상승률에 훨씬 못 미친다”며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은 100% 임대 수익을 기대하고 산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형 부동산은 아파트, 주택과 달리 투기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보유세 개편에 포함 안됐을 것“이라며 “최근 임대수익률이 4% 초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연금식 월세‘를 받을 수 있으니까 오피스텔과 상가의 수요가 꾸준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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