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무인교통단속카메라, 車는 안 잡고! 사람만 잡네!”…주민들, 관할 경찰 깜깜이에 분통
[이지 돋보기] “무인교통단속카메라, 車는 안 잡고! 사람만 잡네!”…주민들, 관할 경찰 깜깜이에 분통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8.09.12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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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로 산2-5 도로에 위치한 무인 단속카메라가 버젓이 인도를 향해 있다. 사진=이민섭 기자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로 산 2-5에 위치한 무인교통단속카메라가 도로가 아닌 인도를 향해 있다. 사진=이민섭 기자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경기도 의정부시 한 도로에 설치된 신호‧과속단속장비(무인교통단속카메라)가 신호 위반과 과속을 일삼는 차량은 못 잡고, 애꿎은 사람만 잡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 위 차량을 감시해야 할 카메라 방향이 어찌된 영문인지 인도(人道)를 향하고 있는 것.

이에 해당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이 신호를 무시한 채 과속을 일삼아, 인명 피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이를 바로 잡아야 할 관할 경찰은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수수방관해 인근 주민들의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7일 이지경제가 시민의 제보를 받고, 찾아간 의정부시 가능로 산 2-5. 왕복 6차선인 해당 도로는 평소 서울외곽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에 진입하려는 차량들로 하루 평균 2만2000여대가 붐비는 곳이다. 제한 속도는 60㎞/h.

더욱이 해당 도로에 설치된 횡단보도를 통해 통학 등에 나서는 유동인구가 많아, 대형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해당 도로와 인접한 곳에 오는 11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녹양역’ 760세대가 들어선다. 입주민 편의를 위해 지난 2월 횡단보도가 만들어졌고, 7월에 문제의 무인교통단속카메라가 설치됐다.

지역 주민과 차량 추돌 등 사고를 예방할 무인단속카메라는 설치 한 달 도 안 돼 훼손됐다.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카메라의 방향을 바꿔 놓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본지에 이 같은 사실을 제보한 택시기사 송두창(52세/남)씨는 “하루에도 두 세 차례씩 해당 도로를 지난다”면서 “단속카메라가 지난 8월부터 방향을 인도로 틀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대형사고가 날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밤에는 운전으로 먹고 사는 저까지 긴장된다. 카메라 방향을 인지한 운전자들이 고속으로 질주한다”면서 “대형 덤프트럭 운전자들이 신호 위반 등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훼손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덧붙였다.

아찔

사진=이민섭 기자
사진=이민섭 기자

제보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이밖에 아찔한 사고 위험에 가슴을 쓸어내린 경우도 있었다.

또 다른 택시기사 박수일(49세/남)씨는 “카메라가 인도로 돌아간 이후부터 해당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들이 제한 속도에 구애받지 않고 달린다”면서 “과속 차량 때문에 사고를 겪을 뻔 했다”고 말했다.

도로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엄명미(59세/여)씨는 “단속장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횡단보도 보행 중에 신호 위반을 하는 차량들을 종종 목격했다”면서 “더욱이 야간에는 대부분의 차량들이 신호를 무시하거나 제한 속도 이상으로 달려 횡단보도 이용이 꺼려진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무인교통단속카메라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관할 경찰(경기북부경찰청)은 이 같은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 책임을 떠넘기는 듯 한 태도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김도열 경기북부경찰청 교통과 교통영상단속실 경사는 의도적 훼손 아니냐는 질문에 “신호‧과속단속장비의 경우 사람이 물리적인 힘으로 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아마 인근 도로를 지나는 화물차 등이 카메라와 충돌하면서 그 여파로 방향이 틀어진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무인카메라는 11월 입주 예정인 아파트 시공사와 의정부시가 합의해 무인 카메라 하청 업체를 통해 설치한 것”이라며 “9월 10일 오후 3시 기준으로 무인 카메라 하청 업체에 원상복구를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제의 무인교통단속카메라는 경찰의 원상복구 표명에도 불구하고, 12일 오후 6시 현재까지 인도를 향하고 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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