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집값 폭등’, 내 집 마련 꿈 멀어지는데…미분양 아파트 늘어나는 기현상
[이지 돋보기] ‘집값 폭등’, 내 집 마련 꿈 멀어지는데…미분양 아파트 늘어나는 기현상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8.09.17 08: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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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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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문재인 정부가 ‘9.13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며 집값 잡기에 총력 체제로 나섰다.

오를 대로 오른 집값에 내 집 마련 꿈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무주택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 정부가 집값 잡기에 사활을 건 가운데 집주인은 있는데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이 급증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수도권 일부 지역은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늘면서 골칫덩이가 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에 집중된 투기 세력을 잡는다면 수도권 미분양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또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수요자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11월 기준)’ 결과, 지난해 빈집은 126만 5000호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2.9% 늘어난 수치다. 빈집이 120만호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총 주택 1712만 3000호 중 약 7%에 해당한다. 주택별로는 ▲아파트가 67만호 ▲단독주택 31만호 ▲다세대 주택 20만 5000호로 나타났다.

빈집은 주택이 인구 증가율을 뛰어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주택 증가율은 인구 와 더불어 가구 증가율을 모두 웃돌았다. 지난해 인구 증가율은 0.3%(15만3000명), 가구 증가율은 1.7%(33만 가구)에 그쳤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 사람보다 주택이 더 빨리 늘어나니 빈집은 당연히 많아질 수밖에 없다. 빈집 증가율은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 '대한민국 2050 미래 항해'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빈집 확산 현상이 가속화돼 오는 2035년엔 148만호로 늘어나고 2050년에는 우리나라 전체 주택의 10%인 302만호가 빈집이 된다. 특히 수도권에서만 100만호가 빈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통계청은 3차례 방문했을 때 모두 만나지 못하면 빈집으로 정의하고 LX는 1년 동안 단전·단수된 집을 빈집으로 결론한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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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빈집이 늘자 각 지자체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7월 'SH형 빈집뱅크' 사업에 착수했다. 빈집의 소유자와 이용자 사이의 중계 역할이다. 우리보다 앞서 빈집 해결을 모색했던 일본 및 선진국과 비슷한 방식이다.

서울시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계획이다. 빈집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하고 정비 후에는 지역여건을 고려해 청년 및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또는 지역커뮤니티 시설 등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용인시의 빈집 활용법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용인시는 2017년 김량장동 342-6번지 75㎡와 역북동 432-51번지 145㎡의 빈집에 주차장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빈집이 철거된 후 각각 차량 6대, 1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지난 2월 제정돼 빈집 문제 해결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은 빈집 주인이 매각 등을 거부하면 철거 등에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속적으로 방치된 경우, 지자체가 강제 철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SH도 관련 TF를 구성해 전수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조성돈 SH 홍보부 차장은 이와 관련,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해 자세하게 전할 말은 없다”면서도 “빈집 사업부 TF팀을 신설해 정밀한 전수조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조사가 끝난 뒤에는 차근차근 구조적인 문제를 풀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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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그러나 행정·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복합적인 요소가 얽히고설켰기 때문. 폐가처럼 낡은 주택과 달리 미분양 주택 유형이 또 다른 문제다.

평택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 미군기지 이전과 반도체 공장 설립 등으로 수요가 풍부해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공급이 넘치며 문제가 됐다.

평택 고덕 신도시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석준 공인중개사는 “지난 3년 동안 인구는 2만 7000명 증가했는데 아파트는 4만 6000세대가 공급됐다”며 “앞으로도 수천 세대가 분양 대기 중이라 미분양은 더 늘어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삼성전자 공장이 들어섰지만 상주하는 인구는 적고 대부분 셔틀버스로 출퇴근한다”며 “최근 평택 인구 증가율(20%)이 경기도 평균(13%)보다 높지만 아파트 공급을 따라가기 어려워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용인의 경우 165㎡ 아파트가 완공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빈집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과 분당 접근성을 무기로 내세운 경기도 광주의 빌라 단지는 대중교통이 불편해 입주자들의 불만이 커졌고 이에 따라 상당수 물량이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미분양 물량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적용되지 않아 낡은 주택 리모델링 추진과 달리 마땅한 방법이 있을지 의문이다. 수면 위로 떠오른 9.13 부동산대책도 미분양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김갑열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9.13 부동산대책은 서울 투기 집중현상 및 다주택자를 향한 대책이다. 수도권 미분양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며 “냉정하게 미분양은 정부가 해결할 수 없다. 시각에 따라 비판은 있을 수 있지만 지자체에서 발 벗고 나서야 할 일”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서울에 집중되는 투기 세력을 잡는다면 수도권 미분양 문제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미분양 주택을)사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건설사가 반값에 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당장 풀릴 사안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빈집과 무주택자 내 집 마련 꿈을 연계하는 정책과 관련, “지금과 같은 서울 집중 현상에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고 시장에 맡겨야 한다”면서 “사실 강남은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1시간 걸리고 춘천에서도 비슷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무주택자들은 서울 특히 강남을 고집하고 있으니 공급을 늘려도 한계에 부딪힌다”고 꼬집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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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8 08:03:17
중개역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