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가계부채 1500조 돌파 임박…금융당국 추가 규제 ‘만지작’, 풍선효과 잠재울까
[이지 돋보기] 가계부채 1500조 돌파 임박…금융당국 추가 규제 ‘만지작’, 풍선효과 잠재울까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09.17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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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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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금융당국이 15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추가 대출규제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정부의 추가 규제 움직임은 올 2분기 들어 대출 증가율이 다시 상승했고, 제2금융권 신용대출이 급증하는 등 ‘풍선효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대출 문턱을 더 높여 관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대출 억제는, 되레 자금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대출 질만 떨어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부터 시중은행에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관리지표로 본격 도입한다.

DSR은 개인이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종류의 대출 원리금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주택담보‧신용대출뿐만 자동차 할부, 마이너스 통장, 카드론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으로 대출 상환 능력을 심사한다. 때문에 주택담보대출만 따지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보다 훨씬 엄격하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3월부터 가계대출에 DSR을 시범 도입해 산출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고(高)DSR 기준을 정해 이 기준을 넘는 대출에 대해서는 심사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 현재 시중은행들의 고DSR 기준은 대략 100% 내외다. 금융위는 이를 80%로 끌어내려 대출 문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태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달 말까지 금융회사의 DSR 운용상황을 점검해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파악할 것”이라며 “금융감독원과 함께 여러 기준을 들여다보고 다음달 중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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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등

금융당국이 대출 옥죄기에 다시 나선 까닭은 1500조원에 육박한 가계대출을 잡기 위해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2018년 2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493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4조9000억원(1.7%) 늘어났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액에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액을 더한 것이다. 가계부채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3분기 중으로 1500조원을 넘을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전체적인 증가세는 둔화된 모양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7.6%로 지난 2015년 1분기(7.4%) 이후 최저 수준이다. 더욱이 2016년 4분기(11.6%) 이후로 6분기 연속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대출유형과 기관 별로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년 전보다 더 늘었다.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 증가액도 크게 확대된 이유에서다.

2분기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81조7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12조8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2분기 증가액(12조원)보다 8000억원 더 늘었다. 주택담보대출(474조9000억원)이 전기보다 6조원 늘어 1년 전 증가액(6조3000억원)보다 3000억원 축소됐다. 하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206조8000억원)이 6조8000억원 증가해 1년 전(5조7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 확대됐다.

신용대출 증가폭 확대는 제2금융권에서도 두드러졌다. 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112조8000억원)은 전분기보다 8000억원 줄어 1분기(-5000억원)에 이어 감소세를 유지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204조4000억원) 증가세는 지난해 2분기 2조3000억원에서 올 2분기 3조3000억원 증가로 1조원 확대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과 가계부채 대책들의 영향으로 개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반대로 신용대출이 주담대 감소세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풍선효과’를 잡기 위해 제2금융권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상호금융(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에 DSR 시범도입을 시작한데 이어, 다음달에는 보험과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에도 적용한다. 내년 상반기부터 관리지표로 활용해 가계부채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정작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층의 돈줄을 막아 자칫 대출의 질만 떨어트리는 ‘제2의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제도권 금융기관들의 대출을 특정 수준으로 억제할 수 있겠지만, 가계의 대출 수요 자체가 줄지 않는다면 금리가 높고 조건이 좋지 못한 미등록대부업체 등 비제도권 대출이 급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공식적인 통계 상 가계부채 증가율이 낮아지더라도 취약계층이 직면하는 리스크는 되레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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