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조소현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청탁과 뇌물공여 등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는 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항소심에서 1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지난 2월13일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아 법정 구속 된지 235일 만에 석방됐다. 신 회장 측이 항소심에서 신청한 보석 청구는 석방으로 인해 기각됐다.
재판부는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특허를 청탁하는 대가로 최순실씨가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의 뇌물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청탁 대상인 면세점 신규특허 추진과 관련해 대통령 직무집행과 70억원이 그 대가라는 점에 대해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었다"며 "신 회장이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함으로써 대통령 직무 관련 부정한 청탁을 한 것은 유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이 먼저 요구해 수동적으로 응했고, 불응할 경우, 기업 활동 전반에 불이익을 받을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다"며 "의사결정의 자유가 다소 제한된 상황에서 뇌물공여 책임을 엄히 묻기는 어렵다"며 양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횡령 등 경영비리 사건과 관련해서는 롯데시네마 매점에 영업이익을 몰아줬다는 일부 배임 혐의에 대해 1심과 같은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총수 일가에게 공짜로 급여를 지급했다는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1심을 깨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급여가 지급되는 것을 용인했을지언정 공모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함께 기소된 신격호(96)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징역 4년에 벌금 35억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년에 벌금 30억원으로 감형됐다.
신동주(64)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서미경씨에게는 무죄가,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11억9700만원이 선고됐다.
조소현 기자 jo@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