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기업금융에도 ‘디지털’ 바람…“RPA가 재무제표 분석하고, 대출 가능 여부 심사”
[이지 돋보기] 은행권, 기업금융에도 ‘디지털’ 바람…“RPA가 재무제표 분석하고, 대출 가능 여부 심사”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10.15 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의 디지털화가 개인 고객에서 기업으로 확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의 비용 절감과 기업의 요구 등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속도가 붙고 있는 것. 이에 디지털 전환 효과를 가장 빠르게 볼 수 있는 자영업자 등 소규모 사업자부터 접목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이 기업여신 업무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적용하는 등 기업금융의 디지털화를 속속 진행하고 있다.

RPA는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간단한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기술을 말한다. 기업여신 업무에 RPA를 도입하게 되면 단순하지만 번거로웠던 기업 재무제표 등의 정보 파악을 로봇이 담당하게 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부터 ‘RPA 원(ONE) 프로젝트’를 추진해 기업여신 업무와 외화 송금 전문 처리, 펀드상품 정보등록, 파생상품 거래문서 작성, 퇴직연금 지급 등록, 담보 부동산 권리 변동 등록 등의 업무에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또 오는 2020년까지 AI를 적용한 RPA 도입 등 점진적인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7월 기업여신 업무에 RPA를 도입했다. 내년부터 이를 통해 기업 재무제표를 포함한 각종 기업 정보와 대출 가능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현재 파트너사와 활용 방안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중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기업여신과 리스크 관리 업무에 ‘리스크봇(Risk-Bot)’을 적용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기업여신과 중개업소 조사가격 적정성 점검,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매물 실소유자 정보 검증, KB 매직카 중고차 시세 정보 수집 등 4개 분야에 적용 중에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RPA는 기업의 재무제표에 기재된 수치를 은행 전산 시스템에 옮겨 기록하는 등 비교적 단순하지만 번거롭고 오래 걸리는 업무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기업 고객으로서도 여신심사 시간 단축 등 이익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수요

은행권이 기업금융 디지털 전환에 나서게 된 것은 개인금융의 디지털화에 익숙해진 소비자의 수요가 기업으로 이어진 까닭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그동안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이나 유통업체, 핀테크 등 신규 진입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소매금융 중심으로 디지털 투자를 확대해 왔다. 반면 기업 부문은 소매금융보다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업종별, 기업규모별로 수요가 제각각인 탓에 상대적으로 디지털화가 미흡했다.

하지만 개인별로는 소매금융의 고객이기도 한 기업 구성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기업금융에도 디지털화를 바라는 수요가 덩달아 높아졌다.

실제로 보스톤컨설팅그룹(BCG)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개인고객으로서 소매금융 이용 시 디지털 서비스를 주로 활용하는 소비자 95%는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으로서는 향후 고객 확보 등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성이 높아진 것.

더욱이 은행의 수익성 증대와 비용 절감을 노릴 수 있다. BCG가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금융 디지털 전환 시 수익성은 최대 30% 개선되고, 비용도 최소 5%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업 수가 비교적 많고 서비스 범위와 대면‧맞춤형 서비스 수요가 적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을 실시했을 때, 수익은 20~30% 늘었고, 비용은 15~30% 절감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기업 수가 적은 대신 서비스 범위와 대면‧맞춤형 서비스 수요가 높은 대기업은 디지털화 시 수익 10~20% 증가, 비용은 10%가 절감될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기업규모별로 디지털 전환 전략을 차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서비스 범위와 수요가 단순한 중소기업‧개인사업자에는 소매금융과 비슷한 방식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자동화해 영업기반을 확대하는 방법이다.

반면 이로 인해 여유가 생긴 인력 영업채널은 대기업 등 고수익 고객에 집중하는 영업방식이 제기된다.

심윤보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리테일 부문과 업무 성격이 비슷하고 예상효과가 큰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우선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글로벌은행 사례 조사 및 분석을 통해 각 부문별 핵심성공요인을 발굴하고 이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디지털전환 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소규모 기업들은 ‘자동화’, ‘고도화’를 통한 프로세스 개선과 ‘파트너십’, ‘네트워크’ 를 통한 서비스 확장성 및 기업 간 정보교류 수단 확보에 대한 수요가 높아 디지털화시 중요시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