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문 정부, 부동산 정책의 모순?…전문가 “재건축·재개발이 현실적 대안될 수 있어”
[이지 돋보기] 문 정부, 부동산 정책의 모순?…전문가 “재건축·재개발이 현실적 대안될 수 있어”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8.10.31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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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서울·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제동을 걸어 놓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오히려 집값 안정에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 정부는 현재 과열된 집값을 잡기 위해 재건축·재개발사업의 규제를 강화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약 6년 만에 부활시켰고 ▲재건축 가능 연한을 기존 30년에서 40년으로 늘렸다. ▲또 구조안전성 비중을 40%에서 50%로 원상복귀 시킨 것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린다. 집값 상승폭 역시 정부의 기대와 달리 계속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에 수요 억제에 치중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문 정부는 또 9.21 공급대책의 일환으로 수도권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내놨다. 서울의 인구를 분산시켜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확실하게 잡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더욱이 각 지자체가 잇따라 정부의 신도시 조성에 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밝히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사수할 뜻을 여러 번 내비쳤고 유력한 3기 신도시 지역인 경기도 하남시와 광명시 등도 반대 의사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2기 신도시도 들끓고 있다. 교통, 자족기능 등 제대로 된 기반시설도 마련하지 않은 채 3기 신도시 개발은 터무니없다는 주장이다. 2기 신도시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사회적 문제로 번지는 상황이다.

서울 강동구 재건축 공동대책위 주민들이 지난 3월 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규제 철회를 요청하는 주민청원서를 전달하기 위해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동구 재건축 공동대책위 주민들이 지난 3월 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규제 철회를 요청하는 주민청원서를 전달하기 위해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작용

재건축과 재개발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는 주로 긍정적이라는 평가였다. 집값을 비정상적으로 올리는 투기 세력을 옥죄고 수도권 신도시를 개발하면 서울 집중 인구의 분산으로 이어진다. 그러면 자연스레 부동산 광기는 점진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론과 현실은 적지 않은 괴리감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히 집보다는 기반시설이 좋은 집을 원한다는 것. 반대로 교통 및 직주여건 등이 좋지 않은 곳이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이는 2기는 물론 3기 신도시 조성까지 연결된 사안이기도 하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은 “한 방향이 100% 옳은 건 아닌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고자 하는 곳은 서울 특히 강남권이라서 3기 신도시로 100% 분산하는 걸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인정해야 된다”며 “그런 점에서 일부 규제를 풀어서 재건축을 허용할 당의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은 재건축이 집값 상승의 진원지라서 정부가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하더라고 규제가 과해서 쉽게 공급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집값이 안정됐을 때는 유연한 모습도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에서도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6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부담금 폭탄을 앞세워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집값은 세계적인 부동산 거품과 맞물려 폭등한 전례가 있다.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재건축을 규제로 막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다”며 “서울 주요 지역에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오히려 재건축 및 재개발에서 찾는 게 올바른 방향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건축과 재개발 없이 단순 공급확대는 가능할 수 있어도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공급확대는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모순이라는 뜻도 포함된다.

더욱이 당장 눈앞에 놓인 일만 해결하려는 좁은 시야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생물처럼 움직이는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함부로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 신도시 조성 사업 등이 마무리 되는 5년~7년 뒤에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할 수도 있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도시 건설은 택지개발지구 지정부터 시작해 사업 승인, 조성, 분양, 입주까지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그 때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노후된 단독주택 밀집지역을 재개발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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