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시승기] ‘만능 엔터테이너’ 그랜저 하이브리드…트렌드와 고급의 맛있는 조화
[이지 시승기] ‘만능 엔터테이너’ 그랜저 하이브리드…트렌드와 고급의 맛있는 조화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8.11.0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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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최수미 사진=허란 기자
모델 최수미 사진=허란 기자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현대자동차의 대표 세단 그랜저는 오랫동안 한국 자동차 시장을 이끌어온 대표 브랜드였다.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 것 같다. 2019년형 그랜저ig 하이브리드 시승 후 이같은 기대감은 더욱 확신이 됐다.

그랜저가 수입차 시장의 확대, 제네시스 등 고급 브랜드의 등장으로 그 위세가 예년만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랜저는 그랜저다.

아이스크림 ‘죠스바’를 연상시키는 매끄러운 직선과 곡선의 조화가 그랜저의 품격을 전해준다. 특히 다소 곡선형이던 전 모델(hg)을 절묘하게 깎은 듯, 보닛을 포함한 앞부분은 사장님들이 즐겨 탄다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헤드램프. 특색 없이 크기만 한 전작보다 조금 작아졌지만 요즘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무쌍’과 묘하게 비슷해 매력적이다.

이전 모델은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로 그릴이 크고 한 체급 낮은 소나타와 구별이 잘 안 갔다는 게 불만이었다. 반면 이번 모델(ig)은 중앙의 그릴이 한층 간결해지는 등 차이를 두면서 준대형의 거부감을 줄였다는 게 꽤나 인상적이었다.

모델 최수미 사진=허란 기자
모델 최수미 사진=허란 기자

현대의 노림수라면 적어도 기자를 포함한 젊은층에겐 통했을 터. 더욱이 기성세대에게도 큰 거부감이 없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무리가 없어 보였다.

뒷태는 호불호가 조금 갈린다는 평가. 테일램프로 이어지는 뒷부분은 야간 주행 시 우주선 같다는 다소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반면 누가 봐도 그랜저라는 걸 단번에 느낄 수 있어 정체성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외모를 종합하자면 신세대 트렌드 감성과 중후한 멋의 조화다.

실내 평가도 압축하자면 균형이다. 누가 봐도 고급스러운 시트와 마감 등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으면서도 화사한 느낌을 동시에 준다. 화려함보다는 간결함, 품격과 함께 최신 감성이 살아있다는 의미다.

센터페시아에 나열된 각종 버튼의 깔끔함은 말 그대로 쿨하다. 센터페시아 상부의 8인치 블루링크 네비게이션 역시 편의성과 함께 컬러를 강조하는 등 섬세함을 담았다. 다만 비교적 평범한 기어시프트는 간결함을 추구하는 최신 트렌드에 조금 못 미쳤다는 아쉬움도 있다.

2열의 특징은 냉정하게 없다. 대형 세단이 주는 편안함과 안락함은 그래도 유지했지만 전장, 전폭, 전고는 4930㎜, 1865㎜, 1470㎜로 전세대(4920㎜, 1860㎜, 1470㎜)보다 조금 커졌지만 차이를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모델 최수미 사진=허란 기자
사진=허란 기자

시동을 걸면 또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이때부터는 고급 중의 고급이다. 안락한 시트에 등을 댄 부드러운 저속 주행은 마치 뒷좌석에 사장님을 모신 운전기사가 된 기분이다.

목적지를 따로 정하지 않은 질주. 하이브리드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시내 주행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경기도 성남과 강동을 거쳐 서울 외곽지역까지 테스트에 나섰다.

판단은 적중했다. 어느 순간 사장님 태운 운전기사라는 생각을 버리고 차와 하나가 된 것. 이때부터는 내가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오너가 된 젊은 사장님이다.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액셀을 밟고 달리면 긍정의 의미로 큰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준대형 세단의 노련함이 온몸을 감싼다. 정숙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대형 세단의 본질과 다르지 않다.

특히 순간 가속도는 조금 과장하면 전율이다. 전륜구동 2.4하이브리드임에도 마치 후륜구동으로 착각할 만큼 뒤에서 밀어주는 느낌도 있다. 덩치와 다른 반전 매력이다. 동승자의 한마디가 가장 단순하면서도 압권이었다. 오늘 촬영에 나선 배우 최수미(32)는 “처음 타본다. 이 녀석으로 바꾸고 싶다”고.

저속에서 느낀 매력은 부드러움이다. 노면과의 일체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특히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이 상당히 적다는 게 만족스러웠다.

모델 최수미 사진=허란 기자
모델 최수미 사진=허란 기자

한 번의 시승으로 체감할 수 없지만 대형급 세단의 가장 큰 약점인 연비가 훌륭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16.2㎞/L의 연비, 게다가 도심의 연비가 리터당 16.1㎞다. 온전히 수치대로라면 상암동에서 강남역까지 대중교통 가격으로 출퇴근 할 수 있다(1리터 휘발유 약 1700원).

최근 나온 고급차라면 전방추돌방지시스템, 차로 이탈방지 보조, 측방 추돌 경고, 부주의 운전경보시스템 등은 다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도 이 당연한 편의와 안전을 빼놓지 않았다. 또 깔끔하면서 시야에 도움을 주는 헤드업디스플레이도 대만족이다.

총평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만능엔터테이너’다. 젊은 감각의 디자인과 과하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맛있게 버무렸다. 대형급 세단의 약점인 연비까지 잡았다. 이와 동시에 최고급 라인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싸다. 굳이 흠을 잡자면 이런 장점 때문인지 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는 정도 뿐.

문득 지난해 일이 떠오른다. 어느 지인이 BMW와 그랜저ig(하이브리드였는지 모르겠지만)를 놓고 고민했을 때 별 생각 없이 수입차인 BMW를 추천했다. 내 차가 아니라고 짧은 생각 때문. 지금 다시 묻는다면 대답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진=허란 기자
사진=허란 기자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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