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검은 10월’, “국내 주식 부호도 울었다”…상위 20인, 한 달 새 10조 ‘증발’
[이지 돋보기] ‘검은 10월’, “국내 주식 부호도 울었다”…상위 20인, 한 달 새 10조 ‘증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11.0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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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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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주식 부호 상위 20인 역시 ‘검은 10월’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달 증시 한파 영향으로 지분 가치가 10조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우려가 증폭되면서 전 세계 증시가 출렁였다. 더욱이 국내 증시는 주요국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추락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이에 주식 부호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개미의 한숨과는 다르겠지만 이들 역시 15%에 가까운 자산을 허공에 날렸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2029.69로 같은 달 첫 거래일인 10월1일(2343.07)보다 313.38포인트(-13.3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1565조881억원에서 1361조4780억원으로 13%(203조6101억원) 감소했다.

증시 폭락의 여파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주식 부호들도 피하지 못했다.

이지경제가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종가를 비교 분석한 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각 기업 사업보고서 등을 참고해 지분율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내 주식부호 상위 20명의 지분 평가액은 68조5135억원에서 58조3300억원으로 14.71%(10조1834억원) 쪼그라들었다. 한 달 새 10조원 넘는 돈이 공중분해 된 셈이다.

먼저 주식 부호 최상위 5명을 살펴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부자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말 이 회장의 지분 평가액은 15조17억원으로 월초(16조2640억원) 대비 7.76%(1조2624억원) 줄었다.

이 부회장 역시 7조8291억원에서 6조7753억원으로 지분가치가 1조538억원(-13.46%) 감소했다. 이는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대표 종목인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부진했던 영향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월초 4만6450원에서 지난달 말 4만2400원으로 8.72%(4050원) 떨어졌다.

3~5위 부호들 사이에서는 한 차례 지각변동이 있었다. 기존 3위였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주식가치가 5조9140억원에서 3조7497억원으로 무려 2조1643억원(36.6%)나 쪼그라들면서 순위가 한 계단 내려간 것.

이는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G 주가가 9만3300원에서 6만2100원으로 33.44%(3만1200원) 떨어진 탓이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역시 26만1000원에서 15만3000원으로 41.38%(10만8000원) 곤두박질쳤다. 서 회장의 지분가치 감소율과 금액은 조사 대상 부호 20인 가운데 가장 높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최 회장 역시 지분 평가액이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 감소폭이 크지 않으면서 서경배‧정몽구 회장을 넘어선 것. 최 회장의 지분가치는 4조7038억원에서 4조2556억원으로 9.53%(4481억원) 줄었다. 보유한 SK의 주가 변동폭(28만7000원→26만1500원, 8.89%↓)과 비슷한 수준의 감소세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차(12만9500원→10만6500원)와 현대모비스(22만8000원→19만원) 등이 하락하면서, 지분가치가 4조1735억원에서 17.41%(7267억원) 줄어든 3조4467억원까지 내려앉았다. 다만 기존 5위였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주저앉으면서 6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이름 10월31일 10월1일 증감률
1 이건희 15조17억 16조2640억 -7.76%
2 이재용 6조7753억 7조8291억 -13.46%
3 최태원 4조2556억 4조7038억 -9.53%
4 서경배 3조7497억 5조9140억 -36.60%
5 정몽구 3조4467억 4조1735억 -17.41%
6 서정진 3조3075억 4조5369억 -29.30%
7 방준혁 2조3217억 2조4150억 -3.86%
8 홍라희 2조2961억 2조5100억 -8.52%
9 정의선 1조7693억 2조492억 -13.66%
10 이부진 1조7157억 2조237억 -15.22%
11 이서현 1조7157억 2조237억 -15.22%
12 이재현 1조5162억 1조8570억 -18.35%
13 이명희 1조5027억 1조7216억 -12.71%
14 정몽준 1조4981억 1조7376억 -13.78%
15 임성기 1조4505억 1조8049억 -19.64%
16 최기원 1조3729억 1조4989억 -8.41%
17 구본무 1조2901억 1조4263억 -9.55%
18 신동빈 1조1679억 1조3310억 -12.25%
19 김범수 1조1482억 1조4979억 -23.35%
20 김택진 1조1287억 1조1957억 -5.60%

신진 부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등 자수성가형 신진 부호들 역시 주가 하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6위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헬스케어를 상장하며 단숨에 주식부호 상위권에 진입했다. 한때 국내 부자 ‘톱5’에 진입하기도 했으나 지난달 셀트리온 주가(29만7000원→21만7500원, 26.77%↓)가 폭락하면서 서 회장의 지분 평가액과 순위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달 말 서 회장의 지분 가치는 3조2075억원으로 월초(4조5369억원) 대비 29.3%(1조3293억원) 빠졌다.

방준혁 의장은 7위로 올라섰다. 게임 대장주인 넷마블 주가가 11만5000원에서 11만2000원으로 2.61% 떨어지는데 그치면서, 방 의장의 지분 평가액도 2조4150억원에서 2조3217억원으로 3.86% 감소에 머물렀다. 다른 주식 부호들이 10% 넘게 자산을 잃는 와중에 효과적으로 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방 의장의 지분 감소율은 20명 가운데 가장 낮다.

기존 7위였던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2조5100억원에서 2조2961억원으로 지분 평가액이 8.52%(2139억원) 낮아져 방 의장에 밀리며 8위로 내려앉았다.

재벌 3세들도 상장주식 평가액이 감소했지만 순위 변동은 없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2조491억원에서 13.66%(2799억원) 줄어든 1조7693억원의 지분가치를 기록하며 9위에 머물렀다.

공동 10위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의 지분 평가액은 1조7157억원으로 월초(2조237억원)보다 15.22%(3081억원) 쪼그라들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1조8570억원에서 1조5162억원으로 18.35%(3408억원) 줄었지만 11위 자리를 지켰다.

이밖에 12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1조7215억원→1조5027억원, 12.71%↓), 13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7376억원→1조4981억원, 13.78%↓), 14위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1조8049억원→1조4505억원, 19.64%↓), 15위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1조4989억원→1조3729억원, 8.41%↓) 등의 지분 평가액도 증발했다.

또 16위인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1조4263억원→1조2901억원, 9.55%↓)과 17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조3310억원→1조1679억원, 12.25%↓), 18위 김범수 카카오 의장(1조4979억원→1조1482억원, 23.35%↓),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1조1957억원→1조1287억원, 5.60%↓)도 지분가치가 감소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공포가 진정되면 반등이 나타났다. 다만 다른 주요국 대비 반등폭이 아쉽다”면서 “반등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달러 강세와 이탈리아 이슈 등이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 중국과 협상이 마무리되고, 극적으로 타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면서 “공포를 불러온 이슈의 끝자락이라는 분위기가 완연하다”고 진단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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