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기업의 지난해 순이익이 지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력 사업 운영에 변동이 있었던 기업 중 국내·외 경기 불황 등을 이유로 사업을 축소한 기업이 전체의 45.7%를 차지했다. 신규 사업에 진출한 기업체 수도 239곳으로 1년 전에 비해 약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기준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50명 이상, 자본금 3억원 이상인 기업 1만2579곳을 조사한 결과, 기업체 수는 제조업과 운수‧창고업, 도소매업 등 전년 대비 0.9%(108개) 늘었다.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국내 기업의 매출액은 233조원으로 전년(2162조원) 대비 8.3% 증가했다. 매출액도 전 업종에서 늘었고 특히 ▲부동산업(22조원, 19.5%) ▲농림어업(1조원, 15.3%) ▲도·소매업(353조원, 10.6%) ▲제조업(1411조원, 8.8%) ▲건설업(182조원, 7.7%) 등에서 증가폭이 컸다.
기업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전년보다 7.3% 증가한 1912억원 수준이었다. 전기가스업(-1.9%)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증가했다.
이익률도 개선됐다. 매출액 1000원당 얻은 순이익은 73.9원으로 전년보다 15.1원 증가했다. 2010년(62.3원)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
전기가스업(-64.7원)과 숙박 및 음식점업(-38.1원), 기타서비스업(-5.7원), 농림어업(-2.4원)을 제외한 업종에서 모두 증가했다. 증가폭은 제조업(22.5원), 광업제조업(22.4원), 부동산업(22.0원), 도소매업(17.1원), 건설업(14.0원)에서 두드러졌다.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173조원으로 1년 전(127조원)보다 36.1% 오르며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2011년 회계 기준이 바뀌면서 시계열 비교가 가능한 2010년 이후로는 최대 규모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우리나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지난해 매출액과 이익의 증가 폭이 컸다. 매출액 상승의 경우 원유 가격이 오른 점도 한몫했다"며 "기업활동조사에선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주력사업 운영에 변동이 있었던 기업 중 절반 가까이는 사업을 축소했다. 변동 기업 543곳 가운데'축소(248곳·45.7%), '확장'(206곳·37.9%), '이전(89곳·16.4%) 순이었다. 주력 사업을 축소한 주된 이유로는 '기업 경영 효율화(31.5%)', '국내·외 경기 불황(31.0%)', '생산 비용 증가(14.1%)' 등이 꼽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