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10대 건설사, ‘잠재적 손실’ 미청구공사 10조 육박…증권가 “위험성↑” vs 업계 “걱정 없다”
[이지 돋보기] 10대 건설사, ‘잠재적 손실’ 미청구공사 10조 육박…증권가 “위험성↑” vs 업계 “걱정 없다”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8.11.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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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국내 10대(시공능력평가기준) 건설사의 올 3분기 현재 미청구공사 금액이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건설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대림산업과 대우, 현대, SK건설 등은 미청구공사 규모가 줄었다. 반면 삼성물산과 현대엔지니어링, GS, 롯데, 포스코건설 등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미청구공사는 사업기간이 긴 건설업 특성상 수주매출을 미리 반영했다가 대금 일부를 제때 못 받는 것을 뜻하는데 추가비용이 발생하므로 잠재적인 부실요인으로 꼽힌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10대 건설사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3분기 현재 미청구공사 총액은 9조7914억5275만원이었다. 지난해 말 9조4004억5199만원(HDC현대산업개발 제외)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청구공사는 회계기준에 따라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아 대금회수에 실패하면 장부상 이익이 바로 손실로 전환될 수 있어서다.

건설사별로 살펴보면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는 2조561억2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2조1204억8500만원보다 3.0%(643억5600만원) 줄어든 수치다. 다만 조사 대상 중 가장 많은 액수다.

부문별로 보면 플랜트/전력에서 7216억6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인프라/환경과 건축/주택에서 각각 6825억3200만원, 6519억2900만원이 발생했다.

수주별로는 지난 2010년 3월 수주한 UAE 원전이 1487억8900만원(91% 공정률)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99% 공정률), UAE 사브 해상원유 및 가스처리시설(99% 공정률), UAE 미르파 담수복합화력발전(99% 공정률), 가락시영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89% 공정률) 등에서 1000억원 이상이 발생했다.

특히 이베트스투자증권이 지난 6일 발간한 건설 산업분석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18년 상반기 사업보고서 기준, 9435억원 규모의 UAE 미르파 담수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가 위험자산으로 분류됐다.

대우건설은 1조11억2930만원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말 1조3382억6369만원보다 무려 25.2% 줄어든 수치다. 주택건축부문에서 지난해(8116억3500만원)보다 2415억1600만원이나 줄인 결과로 풀이된다.

대림산업은 6346억6017만원으로 나타났다. 9354억4262만원보다 32.1%나 감소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토목(2252억7000만원→1355억5600만원) △주택(4328억9600만원→3348억9500만원) △플랜트(2772억7700만원→1642억1000만원) 모두 미청구공사 규모를 줄였다.

다만 국내 주택시장에서 잠재 부실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이 시공한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내년 4월 30일 완공 예정으로 약 1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그러나 2018년 상반기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공사미수금이 수주총액 대비 54%에 달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공정률이 96.2%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손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SK건설은 5398억9894만원의 미청구공사가 발생했다. 이는 5476억5064만원보다 1.4% 감소한 수치다.

반면 삼성물산은 미청구공사가 지난해 말 대비 4332억원 늘어난 1조6603억원(조경 제외)이 발생했다.

2014년 수주한 강릉안인화력의 미청구공사액이 378억8400만원에서 2209억44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또 2015년 수주한 가락시영1단지에서 1016억5100만원이 발생한 영향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4690억6093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3555억6121만원보다 1134억9972만원(31.2%) 늘었다. 화공·전력 부분의 미청구공사채권이 지난해 말 1743억3300만원에서 올 3분기에는 3227억8800만원으로 크게 증가한 까닭이다.

이밖에 ▲GS건설(1조3167억4800만원, 4.8%↑) ▲롯데건설(9876억7700만원, 4.7%↑) ▲포스코건설(7329억9236만원, 8.4%↑) ▲HDC현대산업개발 3838억5705만원(지난해 자료 없음)의 미청구공사가 집계됐다.

자료=이민섭 기자
그래프=이민섭 기자
그래프=이민섭 기자
그래프=이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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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10대 건설사의 미청구공사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하자, 향후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정률이 95% 이상 진행됐으나 미청구공사와 미수금 이 수주 총액의 20%가 넘으면 추가 손실 혹은 향후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계는 구조적 문제일 뿐 크게 걱정할 게 없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미청구공사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됐다”며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미청구공사는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선박 등 다른 업계는 모르겠지만 건설업의 공정 과정은 수천 개 단위로 나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지 않다”며 “미수금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미청구공사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도 “미청구공사는 공사가 다 끝나봐야 아는 것이지만 부정적인 영향이 과거보다 축소됐기 때문에 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히 해외 미청구공사는 세계 건설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변수만 없으면 문제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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