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금융지주, 알짜배기 ‘부동산신탁업’ 콕…미래 먹거리 경쟁 본격화
[이지 돋보기] 금융지주, 알짜배기 ‘부동산신탁업’ 콕…미래 먹거리 경쟁 본격화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11.21 0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부동산신탁업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신탁업의 수익성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금융당국에서도 10년 만에 관련 사업자를 추가한다고 밝힌 이유에서다.

정부가 내놓은 각종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은행의 이자이익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비은행 부문 강화가 절실한 금융지주들은 부동산신탁업을 새 미래 먹거리로 찍고 투자에서 나서는 모양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금융지주사 가운데 부동산신탁업을 영위하는 곳은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두 곳이었다. 여기에 신한금융지주가 지난달 31일 부동산신탁회사인 아시아신탁 지분 60%를 1934억원에 인수하며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한지주는 나머지 40% 지분도 오는 2022년 이후 전량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신탁업은 부동산 소유자로부터 권리를 위탁받아 유지관리와 개발, 임대, 처분 등을 담당해 수익을 내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말한다. 금융사가 자금을 위탁받아 굴린 뒤 투자수익을 배당하는 ‘금전신탁’에서 위탁물만 부동산으로 바뀐 꼴이다.

최근 부동산신탁업은 높은 수익성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부동산신탁회서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 1~6월 국내 11개 회사의 순이익은 28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25억원) 대비 17.6%(428억원) 증가,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신탁업의 순이익은 매년 증가세다. 지난 2014년 1481억원에서 ▲2015년 2222억원 ▲2016년 3933억원 ▲지난해 5047억원으로 3년 간 연간 순이익이 무려 240.8%(3566억원) 불어났다.

금융지주 계열사 중에서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은 올해 상반기 각각 349억원, 347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지난 2014년 상반기 KB부동산신탁의 순이익이 50억원, 하나자산신탁이 67억원이었으니 두 회사 모두 4년 만에 각각 7배, 5.1배 성장한 셈이다. 이번에 신한금융이 인수한 아시아신탁 역시 올 상반기 214억원을 벌어들이며 같은 기간(23억원) 9.3배 증가했다.

조용병(왼쪽)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정서진 아시아신탁 부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태평양 사무실에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지주
조용병(왼쪽)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정서진 아시아신탁 부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태평양 사무실에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지주

인가

이처럼 수익성이 좋은데다가 금융당국이 최근에 추가 인가를 통해 시장 확장을 결정하면서 금융지주사들의 주목도도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4일 ‘부동산신탁업 신규인가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새로운 부동산신탁회사를 최대 3개까지 인가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설치된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가 부동산신탁업에 대한 경쟁도 평가를 실시한 결과 ‘경쟁이 충분하지 않은 시장’이라는 결론을 내린 영향이다.

평가위가 이 같은 평을 내린 까닭은 해당 업계가 지난 10년간 추가 인가나 퇴출 없이 그대로 유지돼 왔기 때문이다. 부동산신탁업은 2009년 무궁화신탁과 코리아신탁이 새로 합류한 뒤 현재까지 11개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의 수익성‧건전성에 대한 경쟁도 제고를 위해 진입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감독원에 외부평가위원회를 설치해 오는 26~27일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4대(KB‧신한‧하나‧NH농협) 금융지주 가운데서는 아직 부동산신탁업이 없는 NH농협금융지주가 추가 인가에 도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신탁사 인가를 위해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고 외부 자문사를 선정해 당국 가이드라인을 분석하는 등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NH농협금융은 지난 7월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인 NH농협리츠운용을 출범시켰다.

지주사 전환이 확정된 우리은행 역시 눈독을 들이는 눈치다. 향후 우리금융지주(가칭)가 출범하더라도 은행 비중이 9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지라, 부동산신탁업 추가는 비은행 부문의 몸집을 키우는데 알맞다. 다만 지주사 전환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만큼, 신규 인가보다는 신한금융과 같이 기존 신탁사 인수 방식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은행 계열사 확장을 위해 향후 부동산신탁이나 자산운용사 등의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일단 지주사 전환부터 완료한 후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향후 부동산신탁업 외에 다른 비은행 부문에서도 금융지주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지주의 수익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은행의 향후 성장세에 적신호가 켜진 까닭이다.

은행권은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역대급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부동산과 가계대출을 잡기 위해 정부가 각종 규제 정책을 속속 내놓으면서 대출이 어려워져 더 이상의 수익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금리가 오르면 한계기업과 가구 비중도 높아지므로 은행들도 지금보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 부실대출이 늘어나는 등 수익 성장이 둔화되는데다 정부 규제까지 겹쳐 은행들이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금융지주들이 수익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부동산신탁뿐만 아니라 해외나 비은행 부문 등 다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