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시승기] ‘EQ900’과의 마지막 조우 “국가대표 대형 세단의 자존심”…27일 출격할 G90 기대감↑
[이지 시승기] ‘EQ900’과의 마지막 조우 “국가대표 대형 세단의 자존심”…27일 출격할 G90 기대감↑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8.11.2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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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자동차
사진=현대자동차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현대자동차의 최고급 대형 세단이자 국산 기함모델의 자존심 제네시스 EQ900이 풀체인지급 부분 변경을 거쳐 오는 27일 G90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G90을 향한 기대감은 가히 폭발적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2일 사전계약 실시 후 1주일 만에 4000대 이상이 계약됐다. EQ900의 연간 판매량의 60%가 넘는 비중이다.

EQ900을 그냥 떠나보내는 것이 못내 아쉽다. 그래서 G90과 바통터치를 앞둔 EQ900과 마지막 주행에 나섰다.

외모부터 황홀하다. 부드럽게 떨어지는 곡선과 절제된 직선의 하모니다. 시크하면서도 또렷한 눈매(헤드램프)가 인상적이다. 시선에 따라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제네시스 시그니처 크레스트 그릴은 최고급 대형 세단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다만 엉덩이의 테일램프는 어디서 본 듯한 조금은 식상한 느낌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에쿠스와 비슷한 거 같기도. G90에서는 이 같은 아쉬움을 떨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드러난 G90의 뒷태는 수평선을 강조한 리어램프가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있다. 또 제네시스 브랜드 레터링 엠블럼으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차체는 최고급 대형 세단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압도적이다.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5205㎜, 1915㎜, 1495㎜다. 동급의 벤츠 S클래스(각각 5140㎜, 1900㎜, 1500㎜)보다 크다.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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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은 허리와 등 그리고 목까지 이어지는 라인이 살아있다. 편안하다. 아니나 다를까 독일 허리건강협회로부터 최고 수준의 편안함을 인정받은 모던 에르고 시트를 적용해 뛰어난 착좌감을 선사했다.

실내 디자인은 최신 트랜드와 클래식이 교차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스티어링휠(운전대)에 제네시스 브랜드가 무게감을 준다. 대시보드 역시 화려함보다는 간결함을 선택하면서도 디지털 방식이 절묘하게 섞여 쾌적함을 줬다.

기어시프트는 겉보기에는 크게 달라 보이지 않지만 전자식이 숨어있다. 다이얼 버튼으로 12.3인치의 네비게이션 등 각종 편의사양을 조절할 수도 있다. 반면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바늘형 아날로그 시계는 클래식의 품격을 높여준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확실한 특색이 없다는 것 정도다.

최고급 대형 세단은 ‘회장님 차’라는 인식이 강하다. 따라서 회장님이 타실 뒷자리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그래서 기자는 특별손님을 모셨다. 부친이다. 아버지 역시 회장님으로 불린다. 친목회에서.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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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엄

회장님을 모시고 강원도 춘천으로 향했다. 왕복 약 200㎞의 장거리 구간. 시내와 구속 주행 등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코스다.

출발과 동시에 ‘진지 모드’로 변화를 줬다. 최고급 차 EQ900의 단점을 찾아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하지만 출발부터 실패다. 승차감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신세계다. 정숙한 실내가 부드러운 출발을 대변해준다. 조금만 예민해지면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것 같다.

그 다음은 편안함이다. 운전자인 기자도 안락하다. 뒷자리의 회장님(아버지)은 편안하신지 신발부터 벗으신다. 그리고 “차 좋네”라고 짤막하게 한마디 하신다. 항공기 퍼스트클래스를 분석한 시트가 과묵한 아버지의 입을 열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오토 홀드 기능이다. 다른 차종의 경우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다시 시동이 켜지는 일이 빈번해 짜증났는데 EQ900의 오토 홀드는 액셀을 밟아야만 다시 출발하기 때문에 (특히 시내 주행 시) 상당히 편했다.

가속 구간에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시속 100㎞까지 속도를 올려도 동승자는 속도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고속 주행에서도 정숙함은 유지된다. 동급 차종에 비해 다소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딱히 몸으로 체감할 수준은 아니다.

덩칫값 하듯 힘도 장사다. 청평 쪽 커브길과 오르막길을 반복했는데 “오르막길인데 진짜 조용하고 부드럽게 간다.”. 회장님의 무뚝뚝한 한마디였지만 기자가 질문하기 전에 차에 관해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처음이었다.

코너링도 일품이다. 뒷좌석에서는 웬만하면 코너링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차량 속도와 노면을 감지해 좌우 바퀴의 제동력과 전륜, 후륜의 동력을 가변 제어하는 원리 때문이다. 덕분에 운전하는 재미도 함께 잡았다.

사진=현대자동차
사진=현대자동차

뒷좌석을 위한 배려는 EQ900의 핵심이다. 뒷좌석에 스마트폰 무선충전시스템이 있어 바쁜 업무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듀얼 모니터도 장착돼 미디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또 매거진포켓이 있어 신문이나 잡지 등을 수납할 수 있다.

이것으로만 끝나면 EQ900이 아니다. 원터치 자세제어시스템으로 독서, 미디어 시청 등 상황에 따라 편한 자세를 제공한다.

기자 역시 이같은 장점을 제대로 느끼고 싶어, 회장님과 교대해 뒷좌석에 탑승했다.

유일하게 꼽은 단점은 뒷좌석에 3명이 탈 수 없는 것과 그로 인해 각자의 문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 정도다.

안전사양은 최첨단과 함께 한다.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은 차간 거리와 차선유지 통합 제어를 제공하고 후측방 충돌회피 시스템으로 사고를 예방한다. 주행 조향 보조시스템은 업그레이드 돼 전방 차선과 스티어링휠을 인식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이밖에도 어드밴즈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앞좌석 프리액티브 시트벨트, 자동 긴급제동시스템 등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했다.

비싼데 잘 팔리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야 수백 개는 족히 되겠지만 압축해서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좋아서일 것이다. 그리고 국내 완성차 중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차는 제네시스 EQ900이었다. 앞으로는 G90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게 총평이다.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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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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