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1.5%→1.75%…1년 만에 인상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1.5%→1.75%…1년 만에 인상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11.3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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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임시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임시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0일 기준금리를 연 1.75%로 인상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에 위치한 임시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1.5%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1.75%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인상된 것은 정확히 1년 만이다. 한은은 지난해 11월말 당시 연 1.25%로 사상 최저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6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올린 바 있다. 이후 올해 들어서도 7~8월께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었지만 시장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이번 금리인상의 배경은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문제다. 저금리로 가계빚이 급속도로 불어나 시중에 풀린 막대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고 이로 인해 과열 양상이 더욱 심화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가계신용은 지난 2013년 1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5년 새 500조원 급증해 올해 3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1500조원을 돌파했다.

한·미 금리 차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도 인상 방향으로 무게를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서 다음 달 정책금리를 한 차례 추가 인상을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 우리 금리가 동결되면 역전된 한·미 금리 차는 1.0%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더욱이 내년에 더 침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경기 여건을 감안할 때 한은이 미리 금리를 올려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그동안 한은 안팎에서 인상을 시사하는 ‘매파적’ 신호를 내비친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8일 열린 금통위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안정에 종전보다 역점을 둬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같은달 22일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역시 "실물경기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으면 금리인상 여부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또 이일형·고승범 위원 등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낸 금통위원이 2명으로 확대됐고, 이후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추가적으로 2명의 위원이 인상 견해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도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6~21일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9명이 금리인상을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동결을 내다보는 응답자는 21명에 그쳤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미국과의 금리차를 외면하기 어렵고 내년 경기 전망이 더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한은이 이번에 금리인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이후 상당기간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에 휩싸인 내년 경기 전망이 더 어둡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올해 2.8%, 내년 2.6%로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동결 소수의견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18일 열린 금통위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경기 둔화 측면에서 금리인상을 우려하는 일부 위원들의 견해가 있어 동결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금리인상이 단행된 금통위 당시에도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이 단행됐어도 경기회복 차원이 아니라 가계부채 부담에 따른 리스크 관리 차원이기 때문에 내년 역시 금리동결 기조가 예상된다"며 "이번 금통위에서도 만장일치 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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