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시중은행, 해외서도 장사 잘했다”…중국‧아세안 ‘뜨고’ 미국‧유럽 ‘지고’
[이지 돋보기] “시중은행, 해외서도 장사 잘했다”…중국‧아세안 ‘뜨고’ 미국‧유럽 ‘지고’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12.0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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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은행
KB국민은행의 미얀마 현지법인(왼쪽)과 신한 베트남 은행. 사진=각 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KB국민과 신한, 우리,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올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은 중국과 홍콩에서의 선전에 더해 ‘신(新)남방정책’으로 대표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반면 북미와 유럽 등에서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한계를 절감했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4대 시중은행의 3분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은행의 해외 자회사 38곳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4055억9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480억6600만원) 대비 16.5%(575억3300만원) 늘어난 규모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11개 해외 자회사에서 총 1801억8100만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동기(1503억6200만원)보다 순이익이 19.8%(298억1900만원) 늘어났다. 성장률 역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일본과 중국, 베트남, 홍콩,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아시아 주요국을 잇는 ‘아시아 금융벨트’를 구축해 글로벌 영업채널을 확장한 영향이 주요했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로는 KEB하나은행이 1248억4200만원을 거둬 2위를 차지했다. 12개 해외 자회사를 갖고 있는 하나은행은 중국과 홍콩에서 높은 실적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메카 인도네시아와 미국이 부진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1202억1500만원)보다 3.8%(46억2700만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우리은행은 10개 해외 자회사에서 788억3400만원을 벌었지만 순이익이 전년 동기(782억1200만원)보다 0.8%(6억2200만원) 늘어나는데 그치며 역성장을 겨우 면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던 KB국민은행은 올해 5개의 해외 자회사 중 4곳이 성장하며 217억42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흑자 전환 성공이다.

  2018년 3Q 2017년 3Q 증감률
국민 217억4200만원 적자 흑자전환
신한 1801억8100만원 1503억6200만원 19.8%
우리 788억3400만원 782억1200만원 0.8%
하나 1248억4200만원 1202억1500만원 3.8%

효자

은행들의 해외실적을 책임진 효자 자회사는 대부분 중국과 홍콩, 아세안 국가 등 아시아 지역에 둥지를 튼 곳이었다.

조사 대상 은행 해외 자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벌어들인 곳은 신한베트남은행이다. 이곳은 지난해 말 ‘ANZ베트남은행’의 소매금융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베트남의 외국계 은행 1위로 올라섰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515억800만원이던 순이익은 올해 같은 기간 747억8100만원으로 45.2%(232억7300만원) 불어났다.

다음으로는 KEB하나은행의 중국 자회사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가 전년 동기(373억2600만원) 대비 79.1%(295억3300만원) 증가한 668억5900만원을 벌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신한 SBJ은행(일본‧442억4700만원) ▲PT Bank KEB Hana(인도네시아‧394억6400만원)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294억7500만원)의 순이었다.

상위 5개사 가운데 4곳이 중국과 아세안 지역인 것. 나머지 한 곳인 SBJ은행 역시 외국계 은행의 무덤인 일본에서 영업하고 있는 회사다. 사실상 국내 은행의 해외 부문은 아시아권이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다.

전년보다 두 배 이상의 실적 향상을 이룬 자회사들은 홍콩과 캄보디아, 베트남에서 주로 성장했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곳은 ‘KEB하나은행글로벌재무유한공사’로 하나은행의 홍콩 지역 자회사다. 올 3분기 32억20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8억6000만원)보다 무려 299.5%(24억1400만원) 불어났다.

이어 베트남우리은행이 24억3600만원에서 76억8600만원으로 215.5%(52억5000만원) 늘면서 2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신한캄보디아은행(19억3000만원→59억6600만원, 209.1%↑)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9억8300만원→21억5100만원, 118.8%↑) 등도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북미나 유럽 지역 자회사들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신한은행의 미국 자회사인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지난해 3분기 110억1400만원에서 올해 21억7700만원으로 순익이 80.2%(88억3700만원) 쪼그라들었다. 캐나다(16억5000만원)와 유럽(4200만원) 자회사도 전년보다 각각 40.4%, 97.8% 감소했다.

하나은행도 KEB하나뉴욕파이낸셜(30억4700만원)과 KEB하나로스엔젤레스파이낸셜(33억4500만원) 등에서 37.7%, 8.1% 순이익이 줄었다. KB국민은행은 런던의 ‘Kookmin Bank Int’l Ltd.(London)’이 5개 자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손실을 기록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금융발전도가 우리나라보다 낮은 아세안 지역은 성장 잠재력이 높다. 반면 금융 시스템 정비가 잘 된 선진국에서는 사업의 성공과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미국과 유럽 등의 법인은 사업성이나 수입 보다는 상징성에 초점을 맞춰 유지하는 모양새”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해외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현지와의 협력관계를 통한 장기적인 수익창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적 수익성 위주의 접근보다는 장기적인 수익창출 기반확보를 목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협력과 인적교류, 사회공헌 등을 통해 현지의 금융은 물론 사회‧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동반자적인 측면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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