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메리카 마초 지프 랭글러 루비콘…온‧오프로드 넘나드는 SUV의 또 다른 교과서
[시승기] 아메리카 마초 지프 랭글러 루비콘…온‧오프로드 넘나드는 SUV의 또 다른 교과서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8.12.0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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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프
사진=지프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대명사 지프 랭글러. 오프로드 강자가 혁신적인 변화를 선보이면서 도심까지 영역을 넓혔다.

‘미국산 마초’ 지프 랭글러가 11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왔다.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한눈에 변화를 알아볼 수 있을 만큼의 혁신에 성공했다. 굳이 돌려 말하지 않겠다. 대중적인 아름다움까지 갖춘 랭글러의 새로운 탄생이다.

랭글러는 오프로드 최강자로 꼽히며 확고한 마니아층을 확보한 인기 차종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그들만의 차’였다. 상남자를 상징한다는 긍정적인 여론이 다소 투박하고 덩치만 크다는 부정적인 의견에 묻혔기 때문. 기자도 그랬다. 하지만 새롭게 탄생하면서 선입견이 깨졌다.

랭글러 루비콘은 첫인상부터 충격이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포스. 마치 트랙터를 연상시키는 강인함과 동시에 섬세한 손길이 가미됐다.

지프의 디자인 철학이 녹아든 네모진 바디와 원형 헤드램프는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릴은 한층 더 커져 웅장함마저 느껴진다.

해드램프, 안개등, 후미등 모두 LED방식을 적용해 세련미를 뽐낸 것도 인상적이다. 18인치 알루미늄 휠은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다만 JEEP 앰블럼이 사라진 건 아쉽다.

운전석에 앉으면 높은 차고 덕에 탁 트인 전방시야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전장, 전폭, 전고는 각각 4885㎜, 1895㎜, 1840~1880㎜다. 축거는 3010㎜.

사진=지프
사진=지프

실내는 최첨단으로 무장했다. 8.4인치 디스플레이는 길 안내와 각종 편의사양을 조절할 수 있다. 운전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전자식 버튼이 균형 있게 자리를 잡았고 대시보드 역시 최신형으로 바뀌면서 한층 더 간결한 느낌이다.

아쉬운 게 있다면 실내가 다소 좁다는 것. 거대한 덩치에 걸맞지 않게 소심(?)하다. 또 하나는 기어시프트가 비교적 멀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기어봉 트렌스퍼 레버 때문.

완벽한 시승 조건이 마련됐다. 때마침 눈보라(24일)가 몰아친 것. 하늘이 내려준 기회. 이날 아침 경기도 의정부로 향했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민방위훈련을 받아야 했기 때문인데 날씨와 상황 그리고 차량 모두 완벽했다. 거리는 왕복 약 50㎞ 구간.

차량에 탑승하고 목적지로 향하면서 안전주행을 위해 기존 2륜구동에서 4륜구동으로 기어를 변경했다.

이때부터 기자가 곧 랭글러다. 눈 내리는 토요일 아침 도로는 거북이 주행으로 가득찬 차들로 답답함을 연출했지만 기자의 랭글러만 혼자 신나는 주행을 선보였다. 멈춘 시간 속에 홀로 움직이는 마법 같은 기분이랄까.

‘길을 잃을 수는 있어도 못 가는 길은 없다’는 자신감 엿보이는 지프 랭글러의 문구가 머리를 스친다. 억지로 부정하고 싶어도 이런 상황을 겪었다면 100% 공감할 수밖에 없다.

사진=지프
사진=지프

승차감도 기존의 덜덜대는 ‘달구지’에서 완벽히 벗어났다. 가솔린 모델이기 때문. 과거 13년식 랭글러 루비콘을 몇 번 동승했는데 디젤 모델 특유의 소음이 심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16년식부터 가솔린 모델로 바뀌면서 실내 정숙성과 주행 만족도를 동시에 선사했다.

그동안 오프로드 중심의 랭글러 루비콘이 기존 이미지를 탈피해 대중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음을 느끼게 해준 변화다. 솔직히 차타고 산기슭 올라가는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힘도 걱정 없다. 가솔린 터보엔진을 장착해 한층 더 강력함을 느낄 수 있다. 8단 자동변속기도 빼놓을 수 없다. 아무래도 순발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묵직한 주행 실력을 뽐낸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눈길이었다는 것이다.

겉보기에는 대형 사고가 나도 끄떡없을 것 같지만 안전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빼놓을 수 없다. 전후방 센서를 가동한 주차보조시스템, 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BSM) 등으로 혹시 모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장거리는 아니었어도 세단과 비교했을 때의 운전 피로도와 경직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어차피 랭글러를 타는 이유와 목적은 따로 있기 때문에 이를 단점으로 꼽고 싶지 않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프로드 최강자의 매력을 뽐낼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것. 전후방 전자식 디퍼렌셜 잠금장치, 4x4 System 등으로 우수한 오프로드 성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랭글러가 조금 더 대중적으로 다가왔고 그에 대한 감각을 체감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사심으로 총평을 대신한다. 갖고 싶다. 

사진=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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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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