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좋은 시절 끝?…대출 규제‧금리 상승‧부실기업 등 트리플 악재에 내년 전망 ‘불투명’
[이지 돋보기] 은행권, 좋은 시절 끝?…대출 규제‧금리 상승‧부실기업 등 트리플 악재에 내년 전망 ‘불투명’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12.0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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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올해 실적 잔치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밝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로, 내년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해 기업과 가계의 부실 대출을 대비해야 한다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발표한 ‘2018년 국내 은행의 3분기 중 영업실적’을 보면 은행권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조3000억원) 대비 9.7% 불어났다. 이는 3분기 누적 기준 2007년(13조1000억원) 이후 11년 만의 최대치다.

은행권의 호실적은 안정적인 이자이익 증가에 더불어 대손비용 등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비용을 대폭 절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분기 이자이익은 10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6000억원) 대비 6.4% 증가했다. 반대로 대손비용은 1년 전(1조5000억원)보다 44.4% 줄어든 8000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부실이 감소하고 부실채권을 정리한데다, 금호타이어 매각 및 조선업 업황 회복 등으로 관련 여신의 대손충당금이 환입된 것이 비용 절감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악재

호재가 잇따랐지만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정부의 대출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이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 10월 말부터 새 가계부채 관리지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본격 도입했다.

DSR은 대출한도를 산정할 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물론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할부금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소득에 비해 빚이 많은 차주의 대출을 억제하는 것. 고(高)DSR 기준에 따라 부채의 총량을 일정 비율에 맞게 관리해야 한다.

이는 주택담보대출만 원리금 상환액을 전부 다루고 나머지 대출은 이자 상환액만 합산하는 DTI(총부채상환비율)보다 더욱 강력한 규제다. 자연히 대출 문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

전체 이익 가운데 이자이익 비중이 높은 국내 은행으로써는 대출 축소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일반은행의 이자이익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86.3%에 달한다.

노용관 산업은행 미래전략개발부 선임연구원은 “은행들이 고DSR 대출 비중 축소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취급이 감소할 것”이라면서 “국내은행 원화대출금 가운데 가계대출 비중은 평균 약 50% 수준으로, DSR 지표 도입에 따른 가계대출 취급 감소는 국내은행의 성장성 및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한은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한은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말 인상된 기준금리 역시 은행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이 대출로 거둬들이는 이자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이 높다. 하지만 차주의 이자부담도 덩달아 늘어나면서 부실대출이 발생할 위험성도 높아진다.

더욱이 내수와 수출 부진 등 경기침체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은행의 리스크 관리 부담으로 이어진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 가계에서도 한계차주가 발생하지만 비교적 미미하고 주로 중소기업에서 부실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며 “경기 침체 상황에서 이자부담이 높아지면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좀비기업이 늘어나고 리스크 부담이 전체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자이익 위주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체 수익의 80%가 넘는 이자이익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신탁이나 펀드 등 수수료수익 확대에 역점을 두고 이를 위한 역량 강화에서 나설 필요가 있다”며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신탁 분야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조언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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