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어준선‧어진 안국약품 오너일가, 리베이트‧고배당 논란…시민단체 “건보 등재 취소 등 강력 처벌” 비판
[이지 돋보기] 어준선‧어진 안국약품 오너일가, 리베이트‧고배당 논란…시민단체 “건보 등재 취소 등 강력 처벌” 비판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8.12.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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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준선(왼쪽부터) 안국약품 회장, 어진 부회장
사진=어준선(왼쪽부터) 안국약품 회장, 어진 부회장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어준선(81세) 안국약품 대표이사 회장과 어진(54세) 대표이사 부회장이 리베이트 의혹과 고배당 논란 등에 휩싸였다.

더욱이 악재가 쌓이면서 오너 일가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어준선 회장과 어진 부회장 역시 이를 타개하기 위한 활로 모색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등은 안국약품 사태와 관련, 관계당국에 리베이트 제공 업체의 건강보험 등재 취소 등 엄벌을 촉구했다.

17일 검찰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식품‧의약조사부 소속 요원들은 지난달 21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소재 안국약품 본사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해 하드디스크, 이동식저장장치(USB),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은 리베이트 의혹을 입증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국약품은 영업사원들의 임금을 부풀려 지급한 후 이를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리베이트를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렇게 만든 자금은 의사 등에게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댓가성 현금 즉, 리베이트로 사용됐다.

안국약품은 리베이트 의혹뿐만 아니라 고배당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실적 악화에 신음하면서도 고배당을 지속한 것은 결국 오너 일가의 지갑을 두둑하게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안국약품의 최근 3년간(2015~2017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해당 기간 지급된 배당금은 총 73억원이다. 3년 간 평균 배당성향은 무려 82.7%. 배당금 최대 수혜자는 오너일가다. 어준선 회장은 같은 기간 16억2200만원(비중 22.2%), 어 회장의 장남 어진 부회장은 총 16억원을 수령했다(비중 21.9%). 어 회장의 차남 어광 안국건강 대표는 2억6000만원(3.5%)을 챙겼다. 이들 부자에게만 전체 배당금의 절반(47.6%) 가까이가 지급됐다.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배당금은 22억6800원, 배당성향 28.3%. 어준선(지분율 23.66%) 회장이 배당금 5억3600만원을 수령했다. 이어 ▲어진(지분율 22.68%) 부회장 5억1400만원 ▲어광(지분율 3.27%) 대표 7400만원이 지급됐다.

2016년은 25억2000만원, 배당성향은 무려 189.1%다. 어준선(지분율 22.68%) 회장 5억7100만원. 이어 ▲어진(20.44%) 부회장 5억1500만원 ▲어광(지분율 3.74%) 대표 9400만원 순이다.

2017년 배당금은 25억2100만원으로 배당성향 30.7%다. 어진(지분율 22.68%) 부회장 5억7100만원. ▲어준선(20.44%) 회장 5억1500만원 ▲어광(3.74%) 대표 94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2016년 기준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평균 배당성향은 24.2%. 10대 제약사의 2017년 기준 평균 배당성향은 21% 안팎이다.

뒷걸음질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안국약품은 리베이트와 고배당에 집중한 사이 가장 중요한 2가지를 놓쳤다. 바로 제약사의 명운을 결정할 연구개발 투자와 실적이다.

안국약품의 지난 3년간 총 연구개발비는 444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중은 7.9%다. 연도별로는 ▲2015년 157억원(전년比 26.3%↓) ▲2016년 154억원(2.0%↓) ▲2017년 133억원(13.7%↓)이다. 3년 연속 내리막이다. 10대 제약사의 지난해 총 연구개발비가 17.6%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실적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매출액과 영업익은 2015년 각각 1977억원(전년비 17.7%↑), 129억원(23.4%↑)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6.5%(0.7%P↑). 이듬해인 2016년 매출액은 1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줄었으며, 영업익은 41억원으로 같은 기간 68.3%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4.2%포인트 하락한 2.3%로 조사됐다.

2017년에는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액과 영업익이 각각 7.2%, 253.6% 증가한 1835억원, 104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영업이익률도 3.3%포인트 상승한 5.6%를 기록했다.

안국약품은 리베이트 의혹과 고배당 논란 등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에서 힘을 잃고 있다. 투자자들은 신뢰가 깨지자 대표이사 교체를 요구하는 등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안국약품은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1일 종가가 전일 대비 4.63% 하락한 1만3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408억원. 12월 14일 종가 기준 주가는 9980원, 시가총액은 1302억원이다. 21일 대비 종가는 3020원(3.2%) 줄었고, 시총은 106억원(7.6%) 증발했다.

이에 안국약품 투자자들은 종목 게시판을 통해 “리베이트를 하도록 지시한 대표는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안국약품 호재가 나와도 시원치 않을 상황에 리베이트로 소금을 뿌린 경영진들을 교체해야 한다”, “영업이익이 100억대 제약회사가 정부에서 금지한 리베이트로 회사 이미지만 추락시켰다. 이번 기회에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을 교체해야 한다”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시민사회단체는 안국약품의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등 비판 수위를 높였다.

최예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리베이트는 당연히 없어져야 하지만 관계부처의 솜방망이 처벌, 봐주기 식 관행 등으로 ‘옆에서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살포된다”면서 “정부를 비롯한 관계부처 등은 건강보험 등재를 취소하는 등의 행정적 조치를 비롯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예지 사회정책팀장은 고배당과 관련해서도 “오너 일가가 매년 50%에 육박하는 고배당을 받아가면서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초래했다”면서 “오너가 고배당을 통해 얻은 수익을 회사에 재투자 하거나, 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구조 개선 마련이 시급하다”고 질타했다.

한편 안국약품의 대응도 상식을 벗어났다. 리베이트 의혹과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대책 등을 청취하기 위해 노석문 홍보팀장에게 일반 전화와 휴대폰으로 5차례 연락을 취하고, 총 3건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 통화를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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