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KB금융그룹이 계열사 3곳의 최고경영자(CEO)를 바꾸며 세대교체에 나섰다. 이번 인사로 12계열사 가운데 11곳이 1960년대생의 ‘젊은’ CEO로 채워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9일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CEO의 임기 만료를 앞둔 KB증권‧KB캐피탈‧KB부동산신탁 등 7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
먼저 KB증권의 신임 각자 대표이사 후보에는 박정림 국민은행 WM(자산관리)그룹 부행장 겸 KB증권 WM부문 부사장과 김성현 KB증권 IB총괄 부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통합 출범한 KB증권은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꾸려져왔다. 기존에 있던 윤병은‧전병조 사장은 교체되지만 각자 대표 체제는 유지하기로 한 것.
박정림 내정자는 현재 KB국민은행의 WM그룹 부행장과 KB금융지주 WM총괄 부사장, KB증권 WM부문 부사장을 겸직해온 인물이다. WM을 비롯해 리스크, 여신 등 폭넓은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WM 트랜스포메이션' 공고화 등 수익창출 확대를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박 내정자가 최종 선임될 경우 증권업계에서 첫 여성 CEO가 탄생하게 된다.
김성현 내정자는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전무를 비롯해 IB총괄 전무와 부사장을 역임한 인물로 KB금융 내에서 투자금융 전문가로 알려졌다. KB금융은 김 내정자가 투자자산 다변화 등을 통해 시장 지위를 개선할 수 있는 검증된 리더십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KB캐피탈에는 황수남 KB캐피탈 전무, KB부동산신탁에는 김청겸 KB국민은행 영등포 지역영업그룹대표가 각각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됐다.
황수남 내정자는 자동차금융 부문에서 영업 입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KB차차차 등 온라인 플랫폼 운영 경험이 있다는 점이 선임 배경으로 작용했다. 김청겸 후보는 신 마케팅과 심사, 구조조정, 리스크 관리 등 여신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는 설명이다.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와 조재민·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김해경 KB신용정보 대표는 유임이 결정되며 자리를 지켰다.
KB금융의 이번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기존에 1950년대생 사장들이 대부분 물러나고 그 자리를 젊은 후임들로 채워졌다. 실제로 이번에 내정된 후보들을 보면 박정림(1963년생), 김성현(1963년생), 황수남(1964년생), 김청겸(1962년생) 내정자 모두 1960년대생이다.
앞서 KB금융은 허인 국민은행장(1961년생)을 비롯해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1961년생), 허정수 KB생명보험 사장(1960년생), 신홍섭 KB저축은행 사장(1962년생),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1966년생) 등 젊은 인사를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김기헌 KB데이타시스템 사장(1955년생) 후임에 따라서는 계열사 CEO 전원이 1960년대생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대추위 관계자는 “디지털 트랜드와 저성장 구조 속에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동력을 발굴하고 확립하는 혁신적이고 실행력 있는 리더그룹 형성에 중점을 두고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며 “특히 캐피탈은 최근 시장 및 그룹 내 지위와 영업력이 크게 향상된 점 등을 반영 내부 우수 인력을 발탁함으로써 전문성 강화와 더불어 향후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선정의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