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빚이 7531만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공동 발표한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국내 가구당 평균 부채는 7531만원으로 지난해(7099만원)보다 6.1%(432만원) 늘어났다. 부채를 지닌 가구 비율도 전년보다 0.2%포인트 늘어난 63.7%로 집계됐다.
이중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신용카드 관련대출 등의 금융부채는 평균 5446만원으로 전체 부채의 72.3%를 차지했다. 1년 전(5041만원)보다 8.0%(405만원) 증가한 수준이다. 나머지 부채인 임대보증금도 2085만원으로 전년(2058만원) 대비 27만원(1.3%) 늘었다.
부채 보유액 구간별로 보면 1000~3000만원 미만에서 부채 보유가구 비율이 18.7%로 가장 높았다. 이어 ▲1000만원 미만(16.5%) ▲1억1000만원~2억원 미만(13.9%) ▲3000만원~5000만원 미만(11.9%) 등의 순이었다. 3억원 이상의 빚을 진 가구도 9.3%에 달했다
빚은 40대 가구에서 가장 크게 불어났다. 40대 가구의 평균 부채는 9896만원으로 지난해(8637만원)보다 14.6% 급증했다. 그동안 가장 많은 부채를 보유했던 50대(8602만원) 수준을 추월한 수준이다. 50대 부채는 8602만원으로 오히려 1년(8670만원) 전보다 0.8% 감소했다. 30대 가구주의 부채도 13.8% 늘어난 7873만원으로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30~40대 부채가 늘어난 것은 빚을 내 주택 마련 등에 나선 가구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폭증했던 30세 미만의 청년층 부채는 2397만원으로 전년대비 0.2% 늘어나는데 그쳐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60세 이상 고령층 부채는 5385만원으로 3.6% 늘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일용근로자의 부채 증가세가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상용근로자 부채는 8888만원으로 1년 전보다 9.1% 증가했다. 반면 임시일용근로자 부채는 3350만원으로 14% 늘었다. 자영업자 부채는 전년보다 2.4% 늘어난 1억439만원으로 규모로는 가장 높았으나 증가세는 낮았다. 이밖에 무직 등 기타 종사 가구주의 부채도 3947만원으로 4.3% 늘었다.
소득별로 보면 고소득층에 해당하는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주의 부채가 8.8% 늘어난 1억6871만원으로 조사됐다. 규모와 증가율에서 가장 선두다.
반면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주의 부채는 1579만원으로 4.3% 늘었으나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축소됐다.
한편 빚은 늘었지만 가계의 재무건전성은 소폭 나아졌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자산대비 부채 비율은 18.1%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늘어난 빚만큼 평균 자산(4억1573만원)도 지난해(3억8671만원)보다 7.5% 증가한 영향이다.
전체 가구 중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비중은 56.9%로 절반이 넘었다. 이들 가구의 평균 금융부채 규모는 평균 9566만원으로 1년 전보다 7.8% 불었다. 소득은 평균 6522만원으로 조사됐고, 자산은 4억5950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보유 가구 중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는 67.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