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230만 외국인 모시기’ 대작전…‘특화점포+맞춤 서비스’ 유혹
[이지 돋보기] 은행권, ‘230만 외국인 모시기’ 대작전…‘특화점포+맞춤 서비스’ 유혹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12.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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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룡식 기자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KEB하나은행의 '이지원 외국인근로자전용센터' 전경. 사진=문룡식 기자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외국인 전용 특화점포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또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내놓는 등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권이 외국인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앞 다퉈 내놓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국내외 시장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은 환전과 송금 등으로 제한적이다. 국내만 국한하면 수익 측면에서 물음표가 붙는다. 그러나 이들 출신 국가로 눈을 돌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해외점포의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 상승이라는 장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4개(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시중은행은 전국 각지에 총 42개(12월 21일 기준)의 외국인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35개) 대비 7곳이 증가한 규모다.

외국인 특화점포는 평일 은행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휴일에도 문을 여는 등 영업시간을 확대한 점포를 말한다. 특화점포는 외국인 전용 영업점이거나, 평일에는 내국인 고객만 주말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역별 분포 현황을 보면 경기도 안산과 의정부가 각각 5곳으로 서울을 제외한 지역 중 가장 많다. 이어 ▲경기 김포와 평택, 경남 김해가 3곳 ▲인천과 화성이 2곳 ▲고양, 용인, 양주, 경기 광주, 대구광역시, 충북 천안에 각각 1곳씩의 지점이 있다. 주로 공단(안산‧평택‧김포 등)이나 미군 부대(의정부)가 위치해 외국인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에는 총 13개 특화점포가 있다. 외국인 거주자가 몰려있는 대림동 일대, 유학생 인구가 많은 혜화동 쪽에 밀집해 있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의 김포 외국인금융센터.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의 김포 외국인금융센터. 사진=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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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앞 다퉈 외국인 대상 점포를 늘리는 것은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은행 수익원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만큼 증가한 영향이다.

법무부가 발표한 ‘2018년 10월 외국인 입국‧체류 동향’ 등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은 총 237만1513명이다. 이는 전년 동월(213만5049명) 대비 11.1% 늘어난 수치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매년 10% 안팎으로 지속 증가세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한국계 제외)이 37만846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베트남 19만6979명 ▲미국 15만7552명 ▲우즈베키스탄 6만9605명 등이 상위권이다. 이밖에도 필리핀(6만4083명), 캄보디아(4만7021명), 인도네시아(4만4263명) 등 국내 은행들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적의 체류 외국인도 상당하다.

국내 거주 외국인 늘면서 이들의 금융 수요를 담당할 전문 영업점의 필요성도 덩달아 커졌다.

박경진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 팀장은 “외국인 고객들은 보통 평일에는 생업에 종사하느라 영업점을 방문할 시간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방문 기회가 생긴다 하더라도 언어 장벽으로 인해 일반 영업점에서는 제대로 된 금융서비스 이용이 어려워 특화점포의 개설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고객들이 주로 찾는 금융 서비스는 환전과 송금이다. 은행은 이를 통해 수수료를 벌어들이며 비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나아가 외국인 고객 당사자는 물론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까지 향후 고객으로 유도할 수 있다.

서비스

이에 은행들은 수수료 수익을 늘리는 영업보다는, 외국인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 브랜드를 알리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특화점포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부터 경기도 평택 외환센터에 베트남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의정부 행복로 일요외환센터 건물에 ‘신한레인보우카페’를 오픈해 한국어학당은 물론 무료비자상담 등을 지원한다.

KEB하나은행은 서울 중구 명동 외국인센터를 자유로운 쉼터 분위기로 조성해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게 하고, 명동 관광정보 등 비금융 분야 편의도 제공한다.

향후 외국인 고객이 고국으로 돌아가더라도 현지 점포를 통해 거래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해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수는 2015년 말 170개에서 2016년 말 178개, 지난해 말 185개로 지속 늘고 있다.

즉, 일차적으로는 외국인 고객들이 고국으로 보내는 해외송금 수수료를 통해 비이자이익을 늘리고, 나아가서는 글로벌 확대를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박경은 KEB하나은행 외환마케팅부 팀장은 “각국의 언어로 된 안내책자 배포와 외국인 직원을 통한 소통 강화 등 편의로 점포를 찾는 외국인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금융업무에 최적화 된 양방향 번역 단말기를 배치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고객은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비이자수익)가 아니라 장기적이면서도 복합(해외점포)적인 요소가 강하다”면서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 향상을 기반으로 한 중장기적 관점의 수익 모델로서 가치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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