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조소현 기자 =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올 들어 배당여력이 늘어난 기업은 4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53%는 배당여력의 지표가 되는 잉여현금흐름이 줄거나 마이너스(-)였다.
2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21일 종가 기준)의 지난 9월 말 현재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flow)을 조사한 결과 31조4640억원으로 1년 새 2.6%(793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삼성전자, 우리은행, SK하이닉스 등 몇몇 대기업의 급증에 따른 착시다. 실제로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52개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감소하거나 마이너스(-)였다.
분할설립 또는 결산월 변경으로 맞비교가 불가능한 BGF리테일과 펄어비스는 제외한 전체 98개 기업 중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곳은 25곳이었다.
기업은행이 -9조625억원으로 최대였고 한국전력(-3조290억원), S-Oil(-1조8131억원), 현대자동차(-1조3356억원), LG디스플레이(-1조333억원)도 마이너스 금액이 1조원을 넘었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25곳 중에는 기업은행을 비롯해 신한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NH투자증권, 삼성카드 등 금융사들이 다수 포함됐으며 한미약품,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신라젠 등 제약바이오업체도 다수 눈에 띄었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전년 대비 줄어든 곳은 27개사였다. 한화생명과 삼성화재가 각각 전년 대비 1조6705억원(61.7%), 1조2549억원(74.0%) 줄어들었고 롯데케미칼(-5282억원, 35.4%)과 SK이노베이션(-4273억원, 27.5%), LG유플러스(-3601억원, 50.8%)도 감소액 톱5에 이름을 올렸다.
반대로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나면서 플러스를 기록한 곳은 46개사로 전체 절반에 약간 못 미쳤다. 이들의 증가액은 총 27조4281억원. 이중 삼성전자, 우리은행 등 2개사의 증가액이 무려 41.4%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말 기준 잉여현금흐름이 11조3285억원으로 1년 새 6조3276억원(126.5%)이나 급증했고 우리은행도 5조174억원(1815.8%)이나 늘어 증가액 2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2조8027억원에서 2조8619억원 늘어 592억원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어 △포스코(1조5677억원) △SK하이닉스(1조1759억원) △대우조선해양(1조1679억원) 등이 전년 대비 1조원 이상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정보기술(IT)이 6조7280억원에서 13조6342억원으로 6조9062억원 증가해 전체 19개 업종 중 잉여현금흐름이 가장 많이 늘었으며 건설·건자재(3조4178억원), 기타금융(1조3871억원), 철강(1조348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보험(-3조5905억원), 은행(-3조3932억원), 석유화학(-2조7012억원), 자동차 및 부품(-2조2920억원), 에너지(-1조6825억원) 등 8개 업종은 잉여현금흐름이 감소했다.
조소현 기자 jo@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