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모바일뱅킹 앱 가입자 ‘1억명’ 돌파했는데…사용자 평가는 ‘낙제점’
[이지 돋보기] 은행권, 모바일뱅킹 앱 가입자 ‘1억명’ 돌파했는데…사용자 평가는 ‘낙제점’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12.31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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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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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 모바일뱅킹 어플리케이션(앱) 가입자 수가 1억명을 돌파하는 등 대중화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평가는 낙제점 수준에 머물러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은행별로 내놓은 앱이 평균 10개를 넘어서는 등 중구난방이다. 또 각종 기능을 이용하려면 추가 설치를 해야 하는 등 편의성이 떨어진다. 이밖에 공인인증서 등록 및 일회용 비밀번호(OTP) 사용 등 복잡한 인증 절차도 사용자 평가를 박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된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2분기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수는 9977만명(복수 은행 이용자 중복 합산)이다. 은행권은 7월 이후 가입자를 감안하면 이미 1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가입자 중 최근 1년 간 이용 실적이 있는 실제 이용자는 6600만9000명에 달한다. 이는 전제 모바일뱅킹 등록자의 66.2%의 비중이다. 또 인터넷뱅킹 실제 이용자(6948만7000명)의 95%에 달하는 규모다. 인터넷뱅킹을 사용하는 100명 가운데 95명은 모바일뱅킹도 같이 이용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조회‧이체 등 이용건수도 일평균 7348만건, 이용금액 5조911억원에 이른다.

실제로 은행의 주요 모바일뱅킹 앱은 매달 수백만명이 이용한다. 앱 분석 기업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6개(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주요 은행의 앱 순사용자 수는 ▲NH농협은행 스마트뱅킹 534만명 ▲KB국민은행 스타뱅킹 486만명 ▲신한은행 쏠(SOL) 372만명 ▲우리은행 원터치개인뱅킹 314만명 ▲KEB하나은행 1Q뱅크 219만명 ▲IBK기업은행 I-ONE뱅크 204만명 등으로 집계됐다.

순사용자는 이 기간 동안 해당 앱을 1번 이상 이용한 사람을 말한다. 더 이상 모바일뱅킹이 젊은 층 등 일부 소수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적인 은행 이용 채널로서 자리매김 한 모양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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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

그러나 모바일뱅킹의 이용 규모와는 반대로 이용자들의 국내 은행 앱에 대한 평가는 싸늘하기 그지없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18개 국내 은행의 모바일 앱을 대상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이용자들의 평점(5점 만점)은 안드로이드 기준 3.3점에 불과했다. 특히 아이폰 운영체제(iOS)에서는 2.4점으로 만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는 해외 주요 은행의 평가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미국 제이피모건 앱의 이용자 평점은 아이폰 앱 4.8점, 안드로이드 앱 4.4점이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아이폰 앱과 안드로이드 앱이 각각 4.7점과 4.5점을 기록했다. 또 영국 로이드 은행의 경우 아이폰 앱 4.8점, 안드로이드 앱 4.5점 수준이었다. 대부분 평균 4점대를 넘어서며 평가가 후한 것.

국내 은행의 모바일뱅킹 평가가 박한 까닭은 각 은행 내놓은 앱 개수가 많은데다가 중구난방으로 흩어져있어 편의성이 떨어지는 탓이다.

앱스토어인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6개 주요 은행의 모바일뱅킹 관련 앱은 지난 27일 기준 총 75개에 달한다. KB국민은행이 16개로 가장 많고 신한과 NH농협은행이 각각 14개, 우리‧KEB하나은행 12개, IBK기업은행 7개 순이다.

이렇게 앱이 넘쳐나는 이유는 은행들이 주요 모바일뱅킹과 간소화 버전의 뱅킹, 환전, 자산관리, 알람, 가계부, 본인인증 등의 서비스·기능을 세분화해 내놓은 까닭이다. 때문에 고객들은 사용하려는 서비스 앱을 수시로 설치하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A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인 ‘A뱅킹’을 이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해당 뱅킹 앱을 설치해야함은 물론 원활한 로그인과 인증절차를 위한 앱을 추가로 다운받아야 한다. 이후 잔액조회‧계좌이체 등 단순 은행업무만 사용한다면 문제없지만, 메신저‧음성인식‧챗봇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앱을 별도로 내려 받아야 하는 식이다.

때문에 실제로 이용하려는 서비스에 필요한 앱이 어떤 것인지 혼란스럽거나, 이용 빈도가 거의 없는 앱을 단 한 차례만 사용하기 위해 다운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공인인증서 역시 평점을 깎아먹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 3월 ‘전자서명법 개정안’에 따라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규제가 폐지됐지만, 여전히 대다수 은행 앱은 로그인과 이체 등에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없으면 사실상 제대로 된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한 수준인 것.

단 은행들도 최근 들어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통합 앱을 내놓거나, 공인인증서 인증 과정을 제외하는 ’빠른송금‘ 등의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앱의 용량과 최적화 문제로 은행이 서비스하는 모든 기능을 한 개의 앱에 담을 수 없다”며 “공인인증서도 의무 사용 규제만 폐지됐을 뿐 아직 법적으로 금융거래에 전자서명이 요구되기 때문에 당장 없애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은행의 경쟁력에서 모바일 앱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용자를 확보할 편의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의 디지털화가 진전될수록 모바일뱅킹 이용이 확산되고 모바일 앱의 경쟁력이 은행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모바일 앱의 편의성과 범용적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공인인증서에 기반한 서비스 제공 모형을 근본적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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