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귀뚜라미보일러, 가스누출탐지기 떼어낸 후 ‘수수방관’…아파트 주민들 “형사고발” 등 강력 대응
[이지 돋보기] 귀뚜라미보일러, 가스누출탐지기 떼어낸 후 ‘수수방관’…아파트 주민들 “형사고발” 등 강력 대응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01.0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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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귀뚜라미, 뉴시스
사진 왼쪽은 가수 홍진영을 내세운 귀뚜라미보일러 TV 광고 캡처. 귀뚜라미는 해당 광고를 통해 가스누출탐지기 등을 탑재한 자사 보일러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귀뚜라미보일러가 안전점검을 앞세워 아파트 입주자 모르게 보일러 가스누출탐지기를 떼어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전체 세대(1100가구) 중 무려 850가구가 5개월 가까이 가스누출탐지기가 없는 상태에서 불안한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제2, 제3의 강릉 펜션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측의 무성의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입주자측이 뒤늦게 사실을 확인한 후 원상복구를 요구했지만 3개월이 지난 올해 들어서야 뒤늦게 원상복구 작업에 나섰다. 사측은 또 현장 직원의 실수일 뿐 귀뚜라미의 안전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9일 한신더휴영천퍼스트(경북 영천 소재) 관리사무소측에 따르면 귀뚜라미보일러는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해당 아파트 안전점검에 나섰다. 관리사무소는 이후 10월경 집집마다 설치돼 있는 보일러의 가스누출탐지기 자리에 탐지기가 보이지 않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체 1100세대 중 850가구의 가스누출탐지기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

관리사무소는 즉각 입주자대표회의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했다. 주민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새 생명과 직결된 안전장치를 제거한 사실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지경제가 확인한 결과, 귀뚜라미보일러의 늑장 대응도 문제였다. 입주자대표측은 지난해 10월 문제를 발견한 후 즉각적인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하지만 귀뚜라미는 3개월여가 지난 올해 들어서야 원상복구 작업에 나섰다. 안전불감증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아파트측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중순 경 발견한 후 원상복구를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3개월이나 지난 올해 들어서야 원상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오늘(9일) 저녁 입주자총회를 통해 원상복구는 물론 형사고발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건 당사자인 귀뚜라미보일러는 현장 직원의 단순 실수로 치부할 뿐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영상 귀뚜라미 홍보팀장은 “일반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없지만 현장 사전점검 과정에서 벌어진 사고다. 가스 누출 탐지 센서의 불량이 발견돼 작업자가 임의로 떼어낸 것”이라며 “추후 현장 사전점검 말미에 새것으로 교체하려 했으나 작업자가 다른 현장에 투입돼 교체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가스누출감지기는 자사 제품에만 부가적인 안전 제품으로 해당 시기에 제조된 일부 제품에만 불량이 있었던 것”이라며 “현재 아파트 입주자대표와 협의해 원만하게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작업자가 임의로 가스누출탐지기를 떼어낸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귀뚜라미의 안전 시스템 전반을 개선할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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