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귀뚜라미보일러, 잇딴 일산화탄소 중독사고에 ‘진땀’…소비자기만 논란까지 ‘홍역’
[이지 돋보기] 귀뚜라미보일러, 잇딴 일산화탄소 중독사고에 ‘진땀’…소비자기만 논란까지 ‘홍역’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01.2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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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귀뚜라미, 뉴시스
사진 왼쪽은 가수 홍진영을 내세운 귀뚜라미보일러 TV 광고 캡처. 귀뚜라미는 해당 광고를 통해 가스누출탐지기 등을 탑재한 자사 보일러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강원도 강릉과 충남 서산, 경기도 남양주시 등 최근 1년 새 발생한 3건의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현장에 설치된 보일러 제조사가 귀뚜라미보일러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고는 연통 이탈 등에 따른 것이다. 보일러 하자는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한번 조성된 불안감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 귀뚜라미보일러는 사회적으로 불안감이 조성된 상황에서 자사 안전기술이라고 홍보에 나섰던 ‘가스누출탐지기’를 몰래 떼어낸 뒤 수수방관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이후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각종 보도자료를 쏟아내며 이미지 회복에 힘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습이다.

더욱이 귀뚜라미보일러는 ‘가스누출탐지기’가 필요 없는 기술 아니냐는 관련 업계의 지적에 대해 수긍하는 듯 한 입장을 밝혀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21일 한국가스안전공사와 귀뚜라미보일러,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충남 서산 초등학생 형제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했다. 12월에는 수능을 끝마치고 여행을 떠난 고등학생들이 강릉 펜션에서 일산화탄소에 노출돼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 2일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이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지경제가 확인한 결과, 3건의 사고 현장에 설치된 보일러의 제조사는 모두 귀뚜라미보일러였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매년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충남 서산과 강원도 강릉, 경기도 남양주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공교롭게도 모두 귀뚜라미보일러에서 발생했다”며 “모두 연통 이탈로 발생한 사고지만 같은 회사에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보일러의 경우, 지난 2011년 연소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공기 감시 장치’ 등의 안전 기술이 기본 적용되도록 의무화 됐다”며 “해당 안전 기술이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귀뚜라미보일러만 빈번하게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의혹의 중심에 선 귀뚜라미측은 보일러 설치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이지 보일러 자체의 결함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박도준 귀뚜라미보일러 홍보팀 차장은 “충남 서산과 남양주, 강릉 펜션 보일러 가스누출 사고 등은 조사 결과, 보일러 자체 결함이 아닌 설치 과정 등 시공 상 문제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기만?

사진=귀뚜라미
사진=귀뚜라미

귀뚜라미의 보일러 안전기술 중 하나인 ‘가스누출탐지기’가 사실상 필요 없는 기능이라는 지적이다.

관련 업계는 보일러에 ‘공기 감시 장치(일산화탄소의 농도를 측정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보일러 작동을 멈추도록 하는 안전장치)’ 등의 안전기술 기본 적용 의무화가 돼 있기 때문에 귀뚜라미보일러의 ‘가스누출탐지기’는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연통 이탈 등으로 가스가 내부로 새어 들어오는 경우, 보일러에 설치된 가스누출탐지기로는 탐지가 안 된다. 이에 소비자를 기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귀뚜라미보일러는 가수 홍진영을 내세운 TV 광고를 통해 가스누출탐지기 등을 탑재한 자사 보일러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도준 귀뚜라미보일러 홍보팀 차장은 관련 업계의 지적에 대해 “(완전) 틀린 말은 아니다. 모든 보일러 제조사가 만드는 가스보일러는 엄격한 기준 하에 제작되고 있어, 가스누출탐지기가 부착되지 않는다”면서도 “자사 가스누출탐지기는 고객들에게 더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진으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가스누출탐지기를 설치한 것이다. 경쟁사의 경우, 이같은 시스템이 적용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처럼 말하는 것 같다”면서 “경쟁사를 비방할 생각은 없다.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보일러를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잇따르는 일산탄화탄소 중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체 보일러 대상 전수조사에 나섰다. 또 가스점검센터를 신설해 보일러 검사 부문을 강화했다.

이재용 한국가스안전공사 홍보실 부장은 “최근 발생한 사고들은 보일러 연통 이탈로 발생했다”며 “설치 과정도 중요하지만 겨울철의 경우, 고드름으로 인해 이탈 사고가 벌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현재 정부와 관련기관, 보일러 업계 등이 공동으로 전체 보일러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대책 마련 및 예방에 나서고 있다”며 “아울러 가스점검센터를 신설해 검사 능력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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