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4일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삼성 본관에 위치한 임시본부에서 통화정책뱡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11월말 인상 이후 두 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이번 금리 동결은 올해 경기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는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대외적으로도 중국 경기 둔화 등 세계 경기가 하강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5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줄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에서 수출도 2.2% 하락해 지난 2017년 4분기(-5.3%) 이후 1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번 동결은 시장의 예상과도 부합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104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99%가 금리동결을 예측했다. 더욱이 올해 동결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동시에 낮출 경우 시장에서는 올해 내내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동결됨에 따라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차도 0.75%포인트로 유지하게 됐다. 단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적 분위기가 많이 약해져 올해 금리인상 속도를 완화하는 분위기라 상반기 중 더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연준은지난해 12월 금리를 연 2.25~2.50%로 인상했으나 올해 예상 금리인상 횟수를 당초 계획했던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내외금리차 확대는 한은의 금리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인데 당분간은 여유를 가진 셈이다.
다만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한은도 금리인상 카드를 다시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10월에는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아직 종료됐다고 보기 어렵고 금융불균형 완화 차원에서 금리인상 주장 의견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