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11주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하락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9일부터 1월 25일 현재까지 11주 동안 서울 아파트값 누적 변동률은 -0.23% 떨어졌다. 금액대별로는 9억원 이하 아파트가 0.50% 올랐다. 반면 9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는 0.81% 떨어졌다. 9.13대책에 따른 담보대출 제한과 보유세 인상이 고가 주택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6%로 전주와 같았다. 재건축 아파트는 0.28% 하락해 주간 변동률로는 지난 2016년 12월(-0.2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빠졌다. 이밖에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07%, 0.02% 떨어져 하락폭이 커졌다.
서울은 ▼송파(-0.19%) ▼성북(-0.16%) ▼강남(-0.15%) ▼마포(-0.09%) ▼서초(-0.05%) ▼강동(-0.04%) ▼도봉(-0.03%) 순으로 하락했다.
송파는 거래가 실종되면서 신천동 장미1차가 2500만원-5000만원씩 하향 조정됐다. 성북 역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길음동 일대 아파트값이 내렸다. 래미안길음1차, 길음뉴타운8단지, 9단지(래미안) 등이 500만원-1500만원 뒷걸음질 쳤다.
강남은 압구정동 신현대가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떨어졌다. 전방위적 부동산 규제와 본격적인 보유세 인상을 앞두고 매수문의가 끊긴 상태다.
반면 △종로(0.08%) △중랑(0.03%) 등 집값이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지역은 ‘키 맞추기’가 진행되면서 오름새를 유지했다. 종로는 창신동 두산이 1000만원 올랐고 중랑은 면목동 두산4차가 500만원 상승했다.
신도시는 ▼위례(-0.27%) ▼분당(-0.11%) ▼동탄(-0.11%) ▼김포한강(-0.07%) 등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위례는 수요자들이 청약시장으로 몰리면서 기존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장지동 송파푸르지오가 2000만원-2500만원 떨어졌다. 분당은 야탑동 장미현대가 500만원-1000만원 하락했고 동탄은 1지구 중심으로 가격이 조정되면서 청계동 시범우남퍼스트빌이 500만원-1500만원 내렸다.
경기·인천은 ▼광명(-0.15%) ▼안산(-0.15%) ▼이천(-0.11%) ▼양주(-0.10%) 등이 하락했다.
광명은 철산동 주공12단지 매매시세가 1000만원-2500만원 빠졌다. 안산은 신규 입주물량 영향으로 구축 아파트들이 약세를 보였다. 선부동 군자주공11단지가 500만원, 고잔동 주공8단지가 1000만원-1750만원 떨어졌다.
한편 전세시장은 서울이 -0.16%로 집계돼 전주(-0.10%)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약세가 지속되며 각각 0.12%, 0.07% 떨어졌다.
김은진 부동산114 기획관리본부 리서치팀장은 “종부세 세율과 공정가액비율 인상에 이어 공시가격까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이 커지게 됐다”며 “집값 상승 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는 줄어든 가운데 현금 보유력이 떨어지는 주택 보유자들의 처분으로 인해 매물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며 “쌓이는 매물과 짙어진 매수 관망세로 가격 약세가 더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