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지난해 12월 수출금액지수가 반도체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출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교역조건 역시 악화됐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금액지수는 128.54(2010=100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3.3%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0월(-5.1%) 이후 2년2개월 만에 낙폭이 가장 컸다. 지수 기준으로는 지난 2월(120.21)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수출금액지수가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은 반도체 경기가 부진한 영향이다. 수송장비가 17.4% 상승했지만 반도체를 포함하는 전기·전자기기에서 11.7% 하락했다. 정밀기기와 화학제품 역시 각각 6.8%, 3.5% 감소했다.
수출물량(148.07)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송장비(18.6%)와 석탄 및 석유제품(13.9%)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 전기·전자기기 품목에서 4.1% 감소하며 발목 잡았다.
지난 한 해 연간 기준으로는 수출이 대체로 호조세를 이룬 덕분에 금액지수와 물량지수 모두 10.8%, 7.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12월 수입은 금액 기준으로는 0.4% 상승했으나 물량 기준으로는 3.1% 하락했다. 특히 일반기계 부문이 부진했다. 수입물량과 금액이 각 31.3%, 30.8% 떨어진 것.
연간 수입물량과 금액 지수는 전년 대비 각각 1.4%, 11.8%씩 올랐다.
교역조건은 악화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2.65(2010=100기준)로 전년동기 대비 6.8%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지난해 12월 수출가격이 3.5% 떨어진 반면 수입가격이 3.6% 오른 것이 교역조건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연간 기준으로는 6.5% 감소했다. 지난해 초부터 상당기간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한 영향으로 수입가격 오름폭이 컸던 탓이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6.7% 하락했다. 수출물량이 늘긴 했으나 교역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0.4% 상승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