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귀뚜라미, 최진민 오너家 회사에 일감 몰빵…나노켐 등 주요 계열사, 최 회장 일가 ‘곳간’ 노릇
[이지 돋보기] 귀뚜라미, 최진민 오너家 회사에 일감 몰빵…나노켐 등 주요 계열사, 최 회장 일가 ‘곳간’ 노릇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01.2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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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민(왼쪽부터) 귀뚜라미 회장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최진민(왼쪽) 귀뚜라미 회장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귀뚜라미보일러(이하 귀뚜라미)가 최진민(78세) 귀뚜라미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장악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거래 논란에 휩싸인 계열사는 나노켐(1991년 설립)이다. 이 업체의 주요 사업목적은 보일러부품(자동조정,제어장치)과 소형전동기, 펌프 제조,판매 등 기타 발전기 및 전기변환장치 제조다.

더욱이 최 회장 등 오너 일가는 일감 몰아주기뿐만 아니라 나노켐과 주요 계열사의 경영권(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을 틀어쥐고, 매년 급여 등의 명목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등은 오너 일가의 주머니를 채우는 사익편취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28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나노켐의 감사보고서(1999년~2017년)를 분석한 결과, 19년간 내부거래를 통해 7579억원을 벌어들였다. 총 매출액(8338억원)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무려 90.8%다.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최근 3년간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5년 456억원 ▲2016년 471억원 ▲2017년 469억원이다. 귀뚜라미와 귀뚜라미홈시스, 귀뚜라미범양냉방 등 특수관계자(지배회사+기타특수관계자) 즉,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 90.0% ▲2016년 95.8% ▲2017년 99.5%다. 평균 비중은 95.1%.

일감 몰아주기도 문제지만 오너 일가의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가 나온다.

중소기업정보현황시스템에 따르면 나노켐은 최진민 회장과 부인 김미혜(63세)씨가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사내이사에는 최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41세)씨와 딸 최수영(51세)씨가 이름을 올렸다. 사실상 오너의 사기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분율을 보면 2010년 12월 말 기준 최진민 외 3인이 45.2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어 귀뚜라미와 귀뚜라미문화재단이 각각 31.38%, 23.35%를 보유하고 있다(나노켐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감사보고서에 주주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나노켐의 평균 연봉은 3000만~5000만원 구간이다. 최 회장과 부인 김미혜씨가 각각 매년 5000만원을 수령했다고 하면 공시 기간인 19년 동안 19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들의 연봉을 1억원으로 가정하면 36억원. 2억원으로 높여 잡으면 72억원이다. 여기에 자녀까지 포함하면 적게는 수십억원부터 많게는 100억원대까지 주머니를 채웠다고 가정할 수 있다.

여기에 최진민 회장과 부인 김미혜씨, 자녀(최성환‧최수영)들이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센추리 ▲귀뚜라미범양냉방 ▲귀뚜라미에너지 ▲귀뚜라미랜드 ▲귀뚜라미홈시스 ▲TBC대구방송 ▲신성엔지니어링 등 계열사 7곳에서 지급된 급여 등을 더하면 오너 일가 주머니로 들어간 돈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등은 비상장사의 폐쇄성이 교묘히 이용됐다는 입장이다. 또 관련 당국의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기업 내 계열사들이 비상장사인 점을 이용해 지분율 등의 주요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라면서 “오너 일가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내부거래가 사익편취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정부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성범 국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오너 일가가 다수의 계열사 경영권을 손에 쥐고 내부거래를 통해 부를 축적하는 것은 지탄받을 일”이라며 “주주 구성도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돼 있어 이들을 견제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너 일가를 견제하기 위한 주주구성 등의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텅빈 곳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나노켐은 귀뚜라미의 전폭적인 지원에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이 악화되고 곳간은 비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부채비율은 통상적으로 100% 이하를 표준 비율로 간주한다. 선진국에선 200% 이하의 업체를 재무구조가 우량한 업체로 평가한다.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서면 재무건전성에 비상등이, 400%를 넘어서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나노켐의 부채비율은 ▲2015년 6.2% ▲2016년 6.6% ▲2017년 6.3% 등 꾸준히 6%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1999년 70억원에서 2004년 9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2015년 48억원으로 전년(49억원) 대비 2.1% 줄었다. ▲2016년 42억원(전년比 12.5%↓) ▲2017년 35억원(16.7%↓)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도 1999년 52억원에서 2004년 318억원으로 611% 폭증했다. 이후 ▲2014년 82억원 ▲2015년 1억6800만원 ▲2016년 2억5100만원 ▲2017년 5350만원을 기록했다.

익명을 요구한 귀뚜라미 재무팀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와 관련, “현재 나노켐 재무담당자가 내부 감사 일정으로 답변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질문 내용을 메일로 보내주면 나노켐 재무담당자에게 전달한 뒤 2월14일까지 홍보팀을 통해 답변하겠다”고 전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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