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디지털 금융’ 주도권 경쟁 가열…외부 수혈‧내부 인재 육성 총력
[이지 돋보기] 은행권, ‘디지털 금융’ 주도권 경쟁 가열…외부 수혈‧내부 인재 육성 총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2.0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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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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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손안의 은행’ 즉, 디지털 금융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 은행은 ICT(정보통신)부문 채용 인력을 확대하는 한편 주요 대학과 연계한 내부 인력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관련 분야 인재 확보가 쉽지 않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전 업종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둔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신심사와 자산관리 등 각종 업무에 해당 기술이 이미 도입돼 활용도는 높지만, 국내에서 이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인재풀 자체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개(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주요 은행은 올해 신년사와 경영전략회의 등을 통해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를 사업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은행 업무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해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핵심은 인재 확보다. 은행권은 최근 들어 정기 공채 등을 통해 IT·디지털 직군 채용 폭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시스템 유지‧보수에 국한됐던 보수적 행보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를 통해 ICT 인력 130명을 모집했다 전체 채용인원(415명) 중 3분의 1 수준이다. 또 같은 해 11월 열린 ‘디지털 전환 선포식’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디지털 관련 분야에 총 2조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재 4000명을 확충하겠다고 천명했다.

신한과 우리은행도 지난 2017년 하반기 공채부터 IT·디지털 부문을 별도 신설해 채용에 나서고 있다. NH농협은행 역시 일반 직군과 IT·디지털 직군을 나눠서 채용 규모를 늘리는 추세다.

육성

은행권은 외부 수혈뿐만 아니라 내부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직원들에게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과 기술 모두 능통한 인재를 키워 디지털 전환의 첨병으로 내세우겠다는 복안이다.

KB국민은행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KB 에이스 아카데미’를 통해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 해당 아카데미는 코딩과 클라우드, AI,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등 각종 디지털 기술 이수에 초점이 맞춰졌다.

신한과 우리, KEB하나은행도 직원들이 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교육기관과 손잡고 미래 인재 육성을 지원하는 사례도 있다. NH농협은행은 동국대 경영대학원과 함께 블록체인 전문 인력 교육 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또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 산하 데이터사이언스 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빅데이터 분석 과정에 대한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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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항

은행권의 디지털 금융 주도권 싸움이 점차 가열되고 있지만 선봉 역할을 해야 할 인재 확보가 쉽지 않다.

여신심사와 자산관리 등 각종 업무에 해당 기술들이 도입돼 활용도가 높지만, 국내에서 이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외부 인재풀 자체가 부족한 탓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유망 SW분야의 미래 일자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2년까지 AI 9986명, 클라우드 335명, 빅데이터 2785명,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1만8727명 등 총 3만1033명의 전문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즉 인재 확보를 위해서는 다른 은행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인 것. 더욱이 IT쪽 전문 인력이 보수적이고 딱딱한 이미지의 은행 근무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기술 분야는 인재풀이 좁은 영향도 있지만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의 근무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은행 근무를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비슷한 여건이라면 핀테크 쪽이 더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며 “자유롭고 유연한 분위기의 근무환경 변화를 통해 인재들을 영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일부 은행은 디지털 부문에서 ICT기업과 비슷한 업무 환경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디지털금융그룹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건너편 남산 센트럴타워 빌딩으로 이전했다 디지털 회사에 어울리는 분위기, 복장, 사무실 레이아웃 등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은행 측 설명이다.

NH농협은행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디지털연구개발(R&D)센터’를 내부 공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사보다는 디지털 전문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서대훈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기존의 것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을 넘어 사업영역과 전략 등 전반적인 운영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국내 은행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IT인력 확충 및 기존 인력을 교육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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