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국내 땅값이 지난 25년 동안 1998년과 2008년 두 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한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5년치 연간 지가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땅값이 외환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1998년과 2008년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 매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1994년부터 1997년까지는 연평균 1% 이내 상승세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는 부동산실명제, 투기단속 강화 등 강력한 부동산투기 방지책의 효과였다.
1998년은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땅값이 급락했다. 경기침체, 고금리, 기업 연쇄부도 및 구조조정, 부동산수요 감소 영향으로 -13.60%로 폭락했다가 4분기부터 서서히 회복했다. 이후 ▲1999년 2.94% ▲2000년 0.67% ▲2001년 1.32%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2002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땅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2002년은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을 과열시키며 8.98% 올랐다. 조사기간 내 최고 상승률이다.
이후 저금리, 뉴타운 개발계획, 신도시 건설, 개발제한구역 해제 및 행정수도 이전 추진 등의 영향을 받아 ▲2003년 3.43% ▲2004년 3.86% ▲2005년 4.98% ▲2006년 5.61%로 꾸준히 상승폭을 키웠다.
2007년은 지가가 3.88% 오르며 비교적 안정을 찾았다. 시도별로 서울은 5.88%, 인천 4.85%, 경기 4.22% 등 수도권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그 외 지역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2008년은 1998년 이후 두 번째 하락기로 조사됐다. 전국 지가 상승을 주도한 수도권이 하락(서울 -3.48%, 경기 -3.13%)하며 전국 평균 -0.31%를 기록했다. 이는 1998년 2분기(-9.49%) 이후 처음으로 전국 모든 시·군·구가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2009년은 다시 0.96% 상승하며 반등했다. 2010년에도 등락을 반복한 끝에 1.05% 올랐고 2011년은 1.17%, 2012년은 0.96%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시기는 수도권보다 지방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이 특징이다.
2013년은 정부의 4.1대책, 8.28대책 등 부동산 부양책과 세종시, 지방혁신도시 등 개발 호재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서울 1.21% ▲인천 0.87% ▲경기 0.91% 등 수도권이 1.04% 상승했고 지방은 ▲세종 5.50% ▲대구 1.68% 등 전체적으로 1.30%가 올랐다.
2014년은 7년 만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3%)를 웃도는 1.96%가 올랐다. 전국 17개 시·도가 모두 상승한 가운데 수도권은 1.91%, 지방은 2.06% 올랐다. 특히 세종 4.53%, 서울 2.66%, 대구 2.28% 등 대도시와 개발지역 위주의 지가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5년은 제주도 신공항 발표, 대규모 개발사업 착공, 혁신도시 등 호재가 지속·고조되면서 전년보다 높은 2.40%의 상승률을 보였다. 수도권은 2.19%, 지방은 2.77% 올랐다. 제주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7.57%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지가는 계속해서 상승했다. ▲2016년은 2.70% ▲2017년 3.88% ▲2018년 4.58%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는 2006년(5.61%)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 10년간 전국 평균 표준지 공시지가는 2009년 1.42% 하락한 이후 매년 상승했다. ▲2010년 2.51% ▲2011년 1.98% ▲2012년 3.14% ▲2013년 2.70% ▲2014년 3.64% ▲2015년 4.14% ▲2016년 4.47% ▲2017년 4.94% ▲2018년 6.02% 각각 올랐다.
표준지 공시지가와 실제 지가 상승률은 조사 목적과 대상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꼭 일치하진 않는다. 다만 표준공시지가는 전년도 9월부터 당해년도 2월까지 표준지 땅값을 조사해 반영하기 때문에 전년도 지가 추이로 대략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여기에 시세를 어느 정도 반영(현실화율)하는 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