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신한 vs 하나, 제3 인터넷은행 경쟁…‘양강 구도’ 속 개성 뚜렷, 관건은 ‘경쟁력’
[이지 돋보기] 신한 vs 하나, 제3 인터넷은행 경쟁…‘양강 구도’ 속 개성 뚜렷, 관건은 ‘경쟁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2.21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그룹이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설립 출사표를 던졌다.

제3 인터넷은행 설립 인가 경쟁은 신한과 하나의 양강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사업 참여가 유력하게 점쳐졌던 네이버와 인터파크, NHN엔터테이먼트 등이 불참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관건은 시장에 얼마나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느냐다. 선배인 케이(K)뱅크와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이 금융업계의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해 온 만큼, 새 인터넷은행이 이에 버금가는 혁신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하나금융은 SK텔레콤‧키움증권과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다음 달로 예정된 예비인가 신청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개성

두 컨소시엄의 개성은 뚜렷하다.

먼저 하나금융 컨소시엄은 거대 기업의 안정적인 자본력과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함’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모양새다.

대주주로 나서는 키움증권은 14년째 주식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 가운데 톱이다. 더욱이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2015년 인터파크와 함께 ‘아이뱅크’ 설립을 추진했던 경험이 있다.

무엇보다 하나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최초로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또 통합멤버십 플랫폼 '하나멤버스', SK텔레콤과의 합작 모바일 생활금융 플랫폼 '핀크'를 운영하는 등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토스를 대주주로 내세운 신한금융 컨소시엄은 규모보다는 ‘혁신성’에 좀 더 초점을 둔 모습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토스는 간편송금, 무료신용등급 조회, 계좌 통합 조회 등 기존 금융업계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뵈며 종합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에 현재는 자산가치가 1조원을 넘어서는 등 국내 핀테크 업계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신한금융도 8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모바일뱅킹 통합 앱 ‘쏠(SOL)’을 운영하는 등 플랫폼 강자다. 양사의 합종연횡 시너지를 통해 인터넷은행에 가장 요구되는 혁신성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양 컨소시엄의 구성과 색깔은 선발 주자인 케이뱅크‧카카오뱅크와 비슷하다. SK텔레콤이라는 대형 이통통신 사업자가 참여한 하나금융 컨소시엄은, KT가 주도한 케이뱅크와 닮았다. 인기앱 토스를 내세운 신한금융 컨소시엄 역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성장한 카카오뱅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최대 2곳의 신규 인터넷은행 설립을 승인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다른 경쟁자가 참전하지 않는다면 두 컨소시엄 모두 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국내 5대(KB‧신한‧우리‧하나‧NH농협금융) 금융지주 모두 인터넷은행 시장에 발을 담그게 된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을 통해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은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흥행력

다만 제3‧4의 인터넷은행이 출범한다고 해도 이전과 같은 흥행력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돌풍을 일으킬만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높은 이유에서다.

케이뱅크는 ‘첫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타이틀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의 인지도를 등에 업고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후발주자들은 ‘신선도’가 떨어지는 만큼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발굴하지 않는 한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유력 후보였던 네이버 역시 이 같은 점을 감안해 발을 뺐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일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은행업계를 기존 시중은행이나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가 힘들다”며 “국내 인터넷은행 경쟁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존 은행과는 차별화되는 특화 영역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외국의 인터넷은행들은 강점을 가진 분야에 집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국내 인터넷은행도 백화점식 나열형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보다는 특정분야에 특화된 은행으로서 위상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