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시승기] ‘팔색조 매력’ 더 뉴 말리부… 완성형 중형 세단의 호기로운 반란
[이지 시승기] ‘팔색조 매력’ 더 뉴 말리부… 완성형 중형 세단의 호기로운 반란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2.2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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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지엠
사진=한국지엠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겉모습만 봐선 알 수 없다. 숨겨진 매력이 일품인 팔색조다. 쉐보레 더 뉴 말리부가 그렇다.

지난 2016년 9세대 모델로 풀 체인지 이후 지난해 부분 변경을 거쳤다. 2030 남성을 유혹하는 매력적인 자태다. 작은 변화로 큰 차이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GM의 각오가 엿보이기도 한다. 경영 악화 등 각종 악재를 딛고 재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더 뉴 말리부에 고스란히 담겼다.

소나타와 K5가 주도하는 중형 세단 시장의 돌풍의 기운이 감지되는 이유다.

기자가 시승한 더 뉴 말리부 2.0 터보는 세련미와 함께 달리기 능력, 편의 및 안전, 스마트함까지 더해졌다. ‘차도남’을 위한 맞춤형 중형 세단의 모범답안이다.

외형은 깔끔, 날렵, 세련으로 압축된다. 경쟁 차종보다 조금 크면서도 깔끔한 직선과 곡선의 조화가 인상적이고 다소 작지만 또렷한 LED 헤드램프는 강인하면서도 날렵한 느낌을 준다. 시인성도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 이러한 조화가 세련미를 풀풀 풍긴다.

출시 당시 호불호가 갈렸다는 후문이지만 전면부의 듀얼포트 크롬 그릴은 다이나믹한 인상을 준다. 옆선은 마치 세단이 아닌 쿠페처럼 베일 듯이 날카롭다. 쉐보레의 스포츠카 카마로의 감성이 느껴진다.

사진=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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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절제된 품격이 느껴진다. 대형 세단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는 없지만 단순하면서도 품위가 있다. 크림 베이지 컬러(선택)로 된 실내는 모던과 클래식이 잘 융합됐다. 항공기와 같은 느낌.

시트에 앉으면 한 번 더 놀란다. 일반적인 중형 세단이 가지고 있는 편의사양 이상이다. 특히 골반 부분의 쿠션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오랜 주행에 피로감을 덜어줄 수 있다. 눈에 띄지 않지만 세심한 배려다.

탑승자 중심의 인터페이스 디자인도 효율적이다.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센터페시아는 물론이고 8인치 컬러 터치스크린 등으로 한층 편리함을 느낀다. 주행이나 정차 중 차량 정보 등을 확인하기 좋다. 시야 개방성도 탁월하다.

아이폰을 쓰는 기자에게 신세계를 선사해 준 애플 카플레이 시스템의 스마트함이 만족감을 준다. 휴대폰과 디스플레이가 하나가 되면서 전화는 물론이고 네비게이션, 음악 등 다양한 어플을 이용할 수 있다(아이폰5 이상부터 지원 가능).

특히 음성으로 문자를 보낼 수 있어 편리함과 안정성까지 동시에 잡았다. 다만 저장된 번호에 특수문자나 아이콘 등이 있으면 작동이 안 되기 때문에 가족, 연인 등의 저장된 이름에서 하트를 빼는 것이 좋을지도.

2열 시트도 비교적 만족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넓지 않지만 좁지도 않다. 딱 중형세단의 그것이다. 다만 시트의 착좌감이 좋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사진=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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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주행. 얼굴을 봤으니 차와의 대화가 시작된다. 목적지는 포천 허브아일랜드. 서울역에서부터 왕복 약 130㎞. 출발지점 시내 주행을 거쳐 북부간선도로를 지나 새로 뚫린 세종포천고속도로 등을 달리는 코스다.

스티어링휠(운전대)의 가벼움은 개인적인 취향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했다. 더욱이 엄청난 소음이 들려 한층 더 불편해졌다. “이게 무슨 소리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

다행스럽게도 차량 결함은 아니고 운전자 결함이었다. 기어가 드라이브가 아닌 저속 기어였던 것. 쉐보레 차량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평상시처럼 기어시프트를 제일 아래로 내린 어처구니없는 실수였다.

부끄러움에 볼이 뜨거워졌지만 다시 차에 몸을 맡겼다. 액셀을 밟으면 곧바로 반응하는 순발력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뻥 뚫린 도로에 진입한 뒤 속도를 내면 더 뉴 말리부 2.0 터보의 또 다른 매력이 뛰어나온다. 운전대의 높이를 내릴 정도로 스포츠카 느낌이 온몸을 지배한다.

사진=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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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중 속도를 내기 위해 액셀을 밟으면 엄청난 힘을 잠재하고 있다가 한 번에 폭발시키는 맹수의 기운이 느껴진다.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6.0kg·m의 힘이다. 외모는 도시적인데 내구성은 야성미가 철철 넘친다.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여기에 정숙성을 잡은 것이 포인트. 노이즈 캔슬레이션이 적용돼서다. 노이즈 캔슬레이션은 소음과 반대되는 음파를 발생해 상쇄 간섭 효과를 이용하는 기술. 능동적으로 소음을 억제해 체감할 수 있다.

아무리 외모와 성격이 좋아도 안전하지 않으면 아무 쓸모없는 게 자동차다. 그런 의미에서 말리부의 안전사양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기본적인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차선변경·전방충돌 경고시스템 등은 물론이고 동급 최초로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 제동시스템, 보행자 감지 경고 및 제동 시스템이 들어갔다. 또 동급 최다인 10개 에어백이 안전을 지켜준다.

말리부를 종합하자면 세련된 외모와 안정적인 주행 능력에 폭발적인 순발력과 퍼포먼스 능력을 고루 갖췄다. 심지어 운전자 및 동승자의 안전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가득하다. 눈에 띄는 약점을 찾을 수가 없을 정도.

고백하건데 말리부 시승 차량을 받은 시각 카마로를 시승하려는 기자를 부러운 시선으로 훔쳐봤다. 저거였으면 했기 때문. 하지만 더 뉴 말리부 2.0 터보를 타고난 뒤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걸 알았다.

단언컨대 더 뉴 말리부 2.0 터보는 모든 면에서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반전 매력도 곳곳에 숨겨놓았다. 얼핏 봐선 진가를 알 수 없는 팔색조 매력이라고 평가하고 싶은 이유다.  

사진=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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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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