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부울경’ 우는데 ‘대대광’ 웃는 이유 봤더니…학군‧교통‧신사업 등 트리플 호재
[이지 돋보기] ‘부울경’ 우는데 ‘대대광’ 웃는 이유 봤더니…학군‧교통‧신사업 등 트리플 호재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2.2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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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수성구청, 픽사베이
사진=수성구청,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부울경(부산, 울산, 경상남도)과 대대광(대구, 대전, 광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대구와 대전, 광주 등은 부동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반면 부산과 울산 등은 냉랭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

문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과 경기 침체 영향은 전국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다. 다만 희비의 교차점은 전통적 상승 요인(학군)과 개발 호재다.

부산과 울산은 지역 경제를 먹여 살리던 자동차 산업 등이 침체 국면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또 대형 개발 호재마저 자취를 감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질 않고 있다.

대구와 대전, 광주는 다르다. 튼튼한 학군과 더불어 지하철 개발 등 호재가 잇따르면서 수면 아래서 숨죽이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26일 주택산업연구원 따르면 2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가 가장 높은 지역 4곳 중 3곳이 대구, 대전, 광주다. 광주는 2월 전국 HSSI 전망치 85.7을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전(84.6), 대구(78.3)가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1위는 세종(86.3)이고 서울은 78.1 5위에 그쳤다. 대대광이 서울을 제치고 상위권에 안착한 반면 부산과 울산은 각각 8위(66.6) 와 12위(56.5)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대구, 대전, 광주 등 3개 광역시가 전국에서 가장 부동산 경기가 좋다고 해석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제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현황을 살펴본 결과, 지난 1년(2018년 1월~2019년 1월)간 대구·대전·광주 3곳의 아파트 평균 가격 상승률이 7.28%로 조사됐다.

특히 광주 남구의 경우 전년 대비 19.2% 오르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대구 수성구가 9.4%, 대전 유성구는 7.1%씩 각각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도 집값 상승률(6.26%)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대구·대전·광주 일대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것은 투기지역에 대출과 세금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를 피한 뭉칫돈이 몰려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광주 남구 반도유보라 청약. 사진=반도건설
광주 남구 반도유보라 모델하우스가 지난 1월 많은 내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반도건설

희비

대구와 대전, 광주가 뜨는 이유는 지하철 등 개발 호재와 함께 오랜만에 신규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수한 학군도 아파트값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대구의 경우는 수성구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수성구는 대구에서 가장 우수한 학군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개발 호재까지 작용에 큰 폭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투기과열지구지만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영향도 있다.

대구 수성구의 A공인중개사는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면 학군 때문에 수성구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며 “대구 전지역은 물론이고 경북에서도 이사를 올 정도다. 지하철 개발 소식도 있다”고 전했다.

또 하나의 특징적인 이유는 물(水)이다. 수성구의 수돗물은 낙동강과 관련이 없다는 것. 대구 시민의 80%가 낙동강의 화학물질 오염에 대한 불안으로 수돗물을 마시지 않을 정도로 민감한 부분이다. 수성구 수돗물 수원지는 가창댐과 운문댐이다.

A공인중개사는 “대구 사람들은 낙동강물에 거부감에 상당하다”며 “물 때문에라도 수성구를 떠나지 않겠다는 사람, 수성구로 오겠다는 사람들이 상당수다”라고 전했다.

대전은 장대 도시첨단산업단지, 과학비즈니스벨트, 트램 등의 개발이 확정되면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도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설립사업, 광주도시철도 2호선 착공, 기아 챔피언스필드 주변 개발사업 등이 추진됨에 따라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두 지역 모두 신축 아파트 수요가 풍부하고 조정대상 지역도 아니다.

대전 지역 B공인중개사는 “사실 대전은 연구원, 공무원 등이 많아 활동적인 도시는 아니지만 트램 등 철도 개발이 이뤄졌고 아직 가격대가 낮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거래가 급감했지만 호가는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과 울산은 지역 경제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더욱이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울산 동구 C공인중개사는 “최근 몇 년 동안 아파트 값이 15% 이상 빠졌는데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아무리 싸게 나와도 공급 물량이 너무 많아서 팔리지 않는다”며 “중공업이 살아난다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지만 앞으로 2년~3년은 회복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피력했다.

오 리서치팀장은 “대구와 대전, 광주 등은 개발 호재, 신규 물량 공급, 우수한 학군 등이 있는 곳 위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이고 투자 심리도 적지 않은 비중”이라며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 내에서도 가격이 오르는 곳에 돈이 몰리는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연평균 상승률이 2% 수준이었던 광주 광산구는 지난해 30%나 오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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