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김주경 기자 = 애경산업이 가습기 살균제 파문으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검찰이 애경산업 전 대표를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했다.
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지난 27일 증거인멸 혐의로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애경산업 전직 전무 양모씨도 함께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2016~2018년까지 가습기살균제와 관련해 애경산업 내부 자료를 폐기하거나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영장이 함께 청구된 이모씨 영장은 기각됐다.
검찰 조사결과 당시 고 전 대표 등은 부하직원에 가습기 살균제 관련 내부 자료를 인멸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및 이마트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및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 8일에는 경기 성남 소재 SK케미칼 본사의 여러 부서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14일에는 서울 마포구 소재 애경산업 전산자료 관리 관련 계열사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압수수색 전에 애경산업 측이 변호인에게 맡긴 관련 자료를 맡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 19일에 애경산업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김앤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재수사에 착수한 후 가습기 살균제 제조·납품업체인 P사의 전 대표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공장장 B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이들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성분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납품해서 인명 피해를 유발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지난해 11월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의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피해자들은 지난 2016년에도 검찰에 이마트 등 관련 기업들을 고발했으나 증거불충분으로 기소중지된 바 있다.
김주경 기자 ksy055@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