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국내 기업, 사회공헌활동 ‘선택’ 아닌 ‘필수’…재능 기부부터 문화 후원까지 ‘나눔 문화’ 진화
[이지 돋보기] 국내 기업, 사회공헌활동 ‘선택’ 아닌 ‘필수’…재능 기부부터 문화 후원까지 ‘나눔 문화’ 진화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03.0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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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DB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DB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CSR)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임직원들이 성금을 모아 기부하는 소극적인 형태에서 최근에는 기업의 특성과 임직원의 재능을 살려 수혜자들에게 적극 다가가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사회공헌 활동의 진화는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선택이 아닌 필수, 비용이 아닌 투자로 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일각에서는 쓴 소리가 나온다. 짚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악용해 의미를 희석시킨다는 지적이다. 또 사회공헌 비중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4일 이지경제가 지난 2017년 8월23일부터 2019년 2월22일까지 게재한 사회공헌 기사를 조사한 결과, 190개 기업이 635건의 사회공헌활동을 본지에 알려왔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4분기(10~12월)가 241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대비 비중은 37.9%다. 이어 ▲3분기 144건(22.6%) ▲1분기 142건(22.3%) ▲2분기 108건(17.0%) 순이다.

유형별로는 ▲소외계층 및 사회복지기관 물품 후원이 173건(27.2%)으로 수위를 기록했다. ▲불우이웃 성금 및 장학금 등 후원은 154건(24.2%)으로 2위에 자리했다. ▲소외계층과 장애인을 위한 캠핑, 공연 등 문화 활동이 116건(18.2%)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사회복지기관 및 소외계층 가정 등 기관방문 봉사활동 75건(11.8%) ▲기업의 성격을 살린 기업특화·재능기부 62건(9.7%) ▲필리핀, 베트남 등 낙후국가 방문 사회공헌 18건(2.8%) ▲군부대 복지 사회공헌 16건(2.5%) ▲재능기부 및 기타 공익 캠페인 등 1건(0.1%)이다.

사진=이지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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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업들은 문화생활을 상대적으로 즐기기 힘든 소외계층과 장애인 가정,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하이트진로는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가 적은 저소득 가정 아동 및 청소년들을 평창 동계올림픽 초청해 잊을 수 경험을 제공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3월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와 헌신에 감사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등 힐링 문화 체험을 실시했다.

효성그룹은 장애 아동과 가족 등을 초대해 음악회, 마술쇼, 사물놀이 등의 공연을 실시했다.

KB국민은행은 전국 주요 녹지시설 환경 및 문화유산 보존을 지키는 ‘자연·문화유산 지킴’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사진=이지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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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기업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실시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여름철에는 사회복지기관에 삼계탕 등의 먹거리를 후원하거나 겨울철에는 김장김치, 연탄 등의 물품 등을 나누며 온정을 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소외 아동 및 청소년들을 위해 전국 158개 지역아동센터에 공기청정기를 기증했다.

SPC그룹은 매년 방학마다 결식 우려가 있는 저소득가정 아동들에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해피포인트 카드를 제공해오고 있다.

호반건설과 GS건설, 대한항공 등은 추운 겨울을 보낼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김장김치와 연탄을 전달하는 등 따뜻한 온정을 배달했다.

사진=이지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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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금 및 장학금= 기업들이 가장 많이 하는 사회공헌활동이다. 연말연시 불우이웃을 위한 후원부터 자연재해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위해 성금 등이다. 아울러 소외계층, 저소득가정 아동 및 청소년, 교육기관에 장학금도 정기적으로 기부한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부영그룹, 메트라이프생명, IBK기업은행 등은 2017년 11월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 주민들을 위해 지원금을 전달했다.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한국타이어, 한진그룹 등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비롯한 사회복지기관에 이웃사랑 성금을 매년 기탁하고 있다.

사진=이지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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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단체 및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사회에 기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다.

포스코와 한화건설, 대우건설 등은 화재피해 가정 및 저소득층의 노후주택 등을 고쳐주거나 스틸하우스를 기증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르노삼성 등 자동차업계도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청년들을 위해 전동스쿠터,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티웨이, 제주항공, 진에어 등 항공업계는 저소득 가정을 위해 무료 해외여행을 지원하고 있다.

비비큐(BBQ)와 비에치씨(bHc) 등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치킨 등 먹거리를 통해 온정을 나누고 있다.

감사

국내 기업들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은 당연히 칭찬 받을 만 한 일이다. 다만 기업의 이미지 쇄신용으로 쓰이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조성수(32세.남)씨는 “매년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하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외된 이웃들에게 온정을 나누는 것은 박수를 받을 일”이라고 격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A(29.여)씨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행동은 아름답다 하지만 기업들이 사회공헌에 몰두하는 것은 기업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권오인 경제정의연구소 팀장은 “국내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의 문화로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활동 범위와 규모는 해가 지날수록 점차 커지고 있다”며 “다만 기업의 수익성 대비 사회공헌 금액 비중은 다소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이미지 메이킹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그 목적은 희석되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행동은 자제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각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는 복지기관 등은 본지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 사회봉사단체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후원금 및 물품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는 만큼 기관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과 정을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소재 한 시설 관계자 역시 “다양한 곳에서 주기적으로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향후 기업들이 나눔의 온정을 사회 곳곳으로 더 많이 나눠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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