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삼성·현대·포스코, 새내기 CEO 성적표 봤더니…이영호‧이영훈 ‘방긋’, 박동욱 ‘울상’
[이지 돋보기] 삼성·현대·포스코, 새내기 CEO 성적표 봤더니…이영호‧이영훈 ‘방긋’, 박동욱 ‘울상’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3.0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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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왼쪽부터) 삼성물산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사진=삼성물산, 뉴시스, 현대건설
이영호(왼쪽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사진=삼성물산, 뉴시스, 현대건설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포스코건설이 선택한 새내기 최고경영자(CEO)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이영훈 포스코건설 대표는 취임 첫 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으로 미소를 지었다. 반면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5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의 지난해 매출액과 매출 총이익은 각각 12조1190억원, 1조2790억원이다. 전년 동기(11조9830억원, 1조10억원) 대비 각각 1.1%, 29.6%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이 개선이 돋보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017년 501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7730억원으로 54.3% 급증했다. 신규 수주액도 2017년에 10조5110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 1570억원(1.5%) 늘어난 10조6680억원을 달성했다.

삼성물산의 실적 개선은 이영호 사장의 수익성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수익성 강화 전략에 따라 프로젝트 수주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도 신임 CEO 효과다. 연결기준 지난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3%, 43.0% 줄었다.

위기가 점쳐졌지만 이영훈 사장이 취임한 같은 해 3월 이후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포스코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은 759억원.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3분기 역시 영업이익 891억원을 달성했다. 2017년 3분기와 비교해 무려 223.2% 늘었다.

이 사장은 포스코그룹의 대표적인 재무전문가다. 건축부문 수주 호조 등의 효과와 함께 재무전문가로서의 역량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반면 현대건설 박동욱호는 지난 1년이 힘겨웠다. 2018년 매출액과 매출 총이익은 각각 16조7310억원, 1조6610억원. 전년 동기(16조8870억원 1조7790억원) 대비 각각 0.9%, 6.6%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9860억원에서 8400억원으로 14.8%나 뒷걸음질 쳤다. 신규 수주액은 2017년 21조7140억원에서 12.3%(2조6800억원) 줄어든 19조340억원에 그쳤다.

다만 현대건설은 신임 사장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 현장 준공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잠재 손실을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전했다.

숙제

이영호·이영훈·박동욱 사장 간 실적 희비가 교차했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공통적이다. 바로 해외사업이다.

문재인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과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최근 몇 년간 호조를 띄던 국내 주택경기가 크게 꺾였다.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목표는 뚜렷하지만 쉽지 않다. 국내 건설사들은 최근 인도, 중국 등 후발 주자의 추격과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해외 매출 실적이 3조801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4조3301억원보다 13.9%(5290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포스코건설은 4586억원으로 2017년 8747억원보다 절반 가까이(47.5%) 줄었다. 현대건설 역시 5조3922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5140억원보다 1218억원 줄었다.

해외 수주도 줄었다. 현대건설은 2017년 해외 수주액 21억9184만달러에서 지난해 12억990만달러로 44.8%나 쪼그라들었다. 포스코건설도 같은 기간 12억9245만달러에서 12억2143만달러로 감소했다. 삼성물산만 유일하게 지난해 해외 수주액 34억9263만달러를 기록하며 2017년 15억3473만달러를 훌쩍 넘었다.

더욱이 올해 출발도 좋지 않다. 3월 2일 현재 현대건설 해외 수주액은 2383만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4억3910만달러와 비교하면 큰 차이다. 포스코건설도 지난해 4억8245만달러에서 6115만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삼성물산도 마찬가지. 올해 해외 수주 실적은 전년 동기(11억2778만달러) 대비 13.8%나 줄어든 9억7153만달러 수준이다.

포스코건설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아시아, 아프리카 에너지 시장 재공략 등을 통한 해외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대내외적인 시장 불안에 따라 안정을 강조하면서도 해외 사업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이라크, 알제리 등에서 대규모 해외 수주를 기대하고 있으며 사우디, 카타르 등에서도 해외 수주 모멘텀에 대한 가시성이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적 개선 등이 시급하지만 역대급 업황 부진이 예고된 상황에서 단기 실적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광 해외건설협회 사업관리실장은 “오너가 아닌 사장의 경우 눈에 보이는 실적에 의해서 평가가 좌우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상당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한 수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사업성을 꼼꼼히 체크하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기업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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