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현의 재테크 산책]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중요성
[곽재현의 재테크 산책]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중요성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3.1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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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 제나라의 맹상군은 유능하고 덕망높은 신하였지만, 시기하는 무리들에 의해 직위를 박탈당했다. 맹상군이 고향으로 들어설 때 그를 흠모하던 백성들이 100리 앞까지 마중 나와 환대했는데 이를 보며 만족해 하는 그에게 참모인 풍훤이 다음과 같이 아뢨다. “꾀 있는 토끼는 굴을 세 개씩 파 놓는다고 합니다. 이 곳은 굴 하나에 불과하므로 소인이 이웃나라에 가서 굴 두 개를 더 파 놓겠습니다.(교토삼굴)”

맹상군은 풍훤의 말대로 이웃나라들에 자신을 써 줄 것을 요청했고, 그의 능력을 인정한 양나라에서 재상 자리를 제안했다. 이런 소식을 들은 제나라 왕은 그제서야 크게 후회하며 황금 1000근을 보내 사과하자 그는 제나라로 다시 돌아와 재상을 지냈다고 한다.

지난 2007년 11월 코스피가 2064포인트라는 신 고점을 찍자 투자자들은 열광했다. 2~3년 내에 3000포인트를 넘어설 거라는 장밋빛 전망과 더불어 투자자들은 앞다투어 만기가 된 예•적금을 찾아 주식이나 펀드에 쏟아 부었다. 행여 그때까지 예금이나 현금을 들고 있던 사람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인물로 취급 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이듬해 찾아 온 글로벌 금융위기로 산산히 부서졌다. 3000포인트를 예상하던 코스피가 반대로 1000포인트 아래로 폭락하자 소위 주식에 ‘몰빵’해 온 투자자들은 반토막난 펀드와 주식을 보며 한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앞서 2008년 말미 당국이 정책금리를 0%로 낮추고 돈을 시중에 풀자 2009년부터 주식시장은 회복세로 반전했다. 이듬해인 2010년에는 2007년 11월의 고점을 거의 회복했다. 하지만 이미 대부분의 돈을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5년 간의 마음 고생과 놓친 이자를 떠올리면서 씁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8년. 새해가 밝았을 때도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전년도의 강세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가득했다. 국내에서도 마침 1월부터 코스닥 시장이 강하게 상승하자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투자해야 한다는 조급증에 사로잡힌 투자자들의 자금이 덩달아 몰려들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2월 미국 통화긴축 우려, 3월 미-중 무역분쟁, 5월 신흥국 외환시장 불안, 10월 글로벌 기술주 급락과 실적둔화 우려 등 다양한 악재로 인해 예상과 다른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 위의 리스크들이 완화되며 각국 주가지수들이 일부 반등했지만 주식형 상품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은 여전히 손실의 고통을 겪고 있다.

꾀 많은 토끼가 3개의 굴을 파서 위험에 대비하듯 이럴 때 만약자산을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현금 등에 골고루 배분해 두었다면 어땠을까?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반토막 났을 때는 그보다 손실 폭을 줄일 수 있었고, 이듬해 찾아 온 회복장에는 준비해 둔 현금을 주식에 투자해서 수익을 낼 기회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듯 투자에서 자산배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산배분이야말로 자금이 한 곳에 쏠려서 투자 손실을 크게 입거나 반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위험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덧붙여 최초에 정한 자산배분 비중에 맞춰 사후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리밸런싱해 주면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더욱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1억원의 자산을 주식과 채권에 각각 50%인 5000만원씩 배분했다고 하자. 이 때 만약 6개월 후 주가상승으로 주식투자액이 7000만원으로 증가했다면 총자산은 1억2000만원, 주식비중은 58.3%로 바뀐다. 이 때 주식을 1000만원 팔아 채권을 사면 비중은 다시 50%가 된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질 때는 주식의 비중이 채권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채권을 팔아 주식을 사서 비중을 맞춘다.

이렇게 리밸런싱을 반복하다 보면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올라갈 때 주식을 조금씩 팔아서 주가 하락위험을 줄여주고, 반대로 주가가 내려갈 때 주식을 싸게 사서 이후 주가 반등시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이러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위해서는 사전에 실행시기를 선택해야 한다. 매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주기에 맞춰 실행하는 방법이 보편적이나 최초의 자산배분 비중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때 수시로 실행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주식과 채권에 각각 50%씩 자산배분한 다음 그 비중이 60%를 초과하거나 40%를 하회할 때 즉시 리밸런싱을하는 방식이다.

단, 비록 리밸런싱이 장기적인 투자 수익률을 높이고 위험을 관리하는 효과도 있지만, 생업에 바쁜 일반 투자자가 자산가격을 수시로 점검해서 직접 실행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바쁜 직장인이나 소액 투자자라면 시스템에 따라 리밸런싱을 자동으로 실행해 주는 자산배분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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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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