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문 대통령 세일즈 외교 광폭 행보…건설업계, “기대감 사실, 더 적극 뛰어 달라”
[이지 돋보기] 문 대통령 세일즈 외교 광폭 행보…건설업계, “기대감 사실, 더 적극 뛰어 달라”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3.11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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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픽사베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28일 청와대 본관에서 공식 방한 중인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오른쪽).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건설업계가 문재인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에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에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흐얀 UAE 왕세제를 잇따라  만났다. 지난 1월 말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까지 벌써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정부가 주도하는 건설지도 확장에 힘을 쓰는 모양새다.

건설업계는 업황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광폭 행보가 해외수주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건설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에게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세일즈 외교를 주문하고 있다. 국내 주택 시장 침체와 해외 수주의 부진 그리고 기대했던 남북경협이 장기화에 돌입하면서 보릿고개에 접어든 까닭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 영향으로 新남방정책 중심지 인도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한 한동안 주춤했던 카타르, UAE 등 중동 텃밭의 수주 확산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인도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철도, 항만 등 인프라 개발사업에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인도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긴 철로를 지닌 국가. 철도 현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건설사의 철도 분양 해외사업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흐얀 UAE 왕세제와 정상회담(27일)을 통해 원전 협력 등 100년 프로젝트를 약속했다. 이에 건설사들에게도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릴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더욱이 UAE는 국내 기업이 대거 진출해 있는 중동의 허브 국가로 평가된다. 정치적으로 미묘하고 복잡한 중동에서 UAE와의 돈독한 관계를 통해 향후 중동 진출의 교두보를 삼을 수 있다.

건설업계에 상징적인 사례도 포착된다.

SK건설은 지난달 28일 12억달러의 대규모 UAE 원유비축기지를 수주했다. 이는 양국 정상회담과 관계없이 이미 진행된 사업이지만 정상회담 이후 발표했다는 사실은 외교적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전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과의 만남을 성사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를 통해 하마드 국제공항과 하마드 항만 확장, 도하 메트로 그린라인 연장공사 등 대형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당부했다.

이와 함께 카타르 발주처와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한 관심도 요청했다. 타밈 카타르 국왕은 환영의 뜻을 밝혔고 정상회담 후에는 스마트팜과 스마트그리드, 항만, 육상교통 등 7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치·외교와 기업이 사업권을 따내는 일은 크게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대통령이 경제 외교를 통해 기업의 해외사업에 물꼬를 터준다면 중장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어 당연히 반길만한 일”이라고 피력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달 22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MOU 서명식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왼쪽).사진=뉴시스, 픽사베이

갈증

건설업계는 국내 주택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기대했던 남북경협이 장기화에 돌입하면서 보릿고개에 접어든 모양새다. 최근 정부가 SOC 투자를 확대했지만 갈증을 풀어줄 만큼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해외 수주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3월 7일 현재 해외 수주액은 전년의 절반 수준(-49%)에 그치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는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각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중동과 인도의 원전 개발에 국내 건설사를 참여시키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원전 수출 의지가 강해 자금 조달 능력만 확보하면 해외 원전 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은 원자력발전 건설 비용 및 공기 준수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광 해외건설협회 사업관리실장은 “지난해 해외 수주액이 300억달러를 넘기면서 반등의 조짐이 있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대통령 등 고위급 관계자가 기업에 힘을 실어준다면 충분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올해 첫 해외 순방지로 브루나이를 방문했다. 12일까지 일정을 소화하고 말레이시아를 찾은 뒤 14일에는 캄보디아로 향한다. 이를 통해 한-아세안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한다. 김현미 국토부장관도 해외순방에 동행해 건설사의 해외 진출에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순히 정상들과의 만남만으로 건설업계가 해외에서 좋은 성적표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다리를 놓아줄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의 성과를 얻기는 힘들다는 것. 문 대통령이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방향성을 갖고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당장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다”며 “특히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국가에서 원전 수출이 쉽게 가능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방향성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피력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통령이 임기 내 외국 정상을 만나는 것은 모든 정권이 그랬기 때문에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을 통해 기업이 더 나은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예우 차원에서 실무 검토를 한다고 하고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MB정부의 경우 사업가 출신이기 때문에 추후 문제가 됐지만 이면계약을 해서라도 성과를 냈다. 문 대통령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하려면 확실한 지원 및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부산항의 경우 동북아의 허브로 불릴 만큼 우수함을 자랑한다. 이런 장점을 더 부각시키는 방법 등을 고려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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