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일동제약, ‘먹는 치질약’ 출시 …“동국제약 한 판 붙자!” 판 커지는 치료제 시장
[이지 돋보기] 일동제약, ‘먹는 치질약’ 출시 …“동국제약 한 판 붙자!” 판 커지는 치료제 시장
  • 김주경 기자
  • 승인 2019.03.12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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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약·일동제약 본사 외관. 사진=각사
동국제약·일동제약 본사 외관. 사진=각사

[이지경제] 김주경 기자 = 일동제약이 제약업계의 대표적 틈새 상품으로 떠오른 ‘먹는 치질약’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관련 시장 선두주자는 동국제약이다. 제약산업의 특성상 후발주자가 선두를 잡기는 쉽지 않다. 다만 먹는 치질약 시장 자체가 도입기라는 점에서 볼 때 두 제약사의 한판승부가 볼 만 해졌다는 시각이다. 

12일 제약업계와 의약품 조사 기관 아이큐비아 등에 따르면 일반의약품 기준 치질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0억원대에서 지난해 70억원대로 매출이 늘어나는 등 고속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이중 먹는 치질치료제 비중은 2016년 24%에서 지난해 53%로 껑충 뛰었다.  

먹는 치질치료제의 탄생은 역발상의 결과다. 치질 질환은 국민 대다수가 병원 치료를 통해 회복이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2014~2016년) 간 치질로 인해 병원을 방문한 환자 수는 2014년 65만명, 2015년 64만명, 2016년 61만명 등이다. 이 중 증상이 심해져 수술을 받는 환자는 약 18만6000명. 수술 환자를 제외한 약 40만명은 약물 등으로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의학계의 중론이다. 

치질치료제 역시 직접 환부에 바르는 연고제와 좌약이 시장을 장악했다. 치질로 고통 받는 환자 입장에서는 연고제와 좌약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에 직접 치료보다는 병원을 찾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사실 먹는 치질치료제는 군소 제약사를 통해 약 10년 전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그러나 효과가 기대치 밑돌면서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못했다. 

지난 2017년 7월 출시된 먹는 치질약 ‘치센’. 사진=동국제약
2017년 7월 출시된 먹는 치질약 ‘치센’. 사진=동국제약

역발상 

죽었던 시장을 되살린 주인공은 동국제약이다. 

동국제약은 2017년 7월 먹는 치질치료제 ‘치센 캡슐’을 출시했다. 이 치료제는 디오스민 성분이 함유됐다. 또 유럽에서 개발된 식물성 플라보노이드 구조로 만들어졌다. 혈관 탄력과 순환을 개선하고 항염 작용을 통해 치질로 인한 통증, 부종, 출혈, 가려움증, 불편감 등을 개선해 준다는 설명이다. 효능효과뿐만 아니라 임신 3개월 이상의 임신부와 수유부도 복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동국제약은 치료제 완성도를 높임과 동시에 약사 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 각종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현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 

동국제약이 최근 전국 약사 13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반의약품 치질 치료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8.2%가 약국 내 치질약 구입 건수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치질치료제 시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중 97.3%가 ‘늘어날 것이다’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매출도 기대 이상이다. 동국제약 ‘치센 캡슐’은 출시 후 지난해 말 까지 누적 매출 40억원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 중 5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맹용호 동국제약 홍보팀장은 “치질은 조기에 치료하면 금방 좋아지지만 방치율이 높아 오랫동안 말 못할 고민으로 증상에 시달리다 병원에 가는 분들이 많다”면서 “먹는 약이 출시되면서 병원에 가지 않고도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 고객 반응이 예상외로 좋다”고 전했다. 

지난 2월에는 일동제약도 먹는치질약 ‘푸레파베인 캡슐’을 내놨다. 푸레파인 시리즈 3종. 사진=일동제약
일동제약이 올 2월 먹는치질약 ‘푸레파베인 캡슐’을 내놨다. 사진=일동제약

도전장 

일동제약이 동국제약에 도전장을 던졌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18일 먹는 치질치료제 ‘푸레파베인 캡슐’을 출시했다. 이로써 좌약과 연고 등 세 가지 제형을 모두 갖추게 됐다. 

일동제약 ‘푸레파베인 캡슐’은 항문 주위의 정맥 혈관에 작용하는 제품이다. 이 치료제 역시 식물성 플라보노이드인 디오스민이 주성분이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치질‧정맥류‧정맥부전‧정맥염후증후군에 의한 부종‧하지중압감‧통증 등의 개선에 효과가 있다. 

장미선 일동제약 푸레파인 책임자는 “치질은 보통 ‘아프거나 가렵고 피가 나지만 약국 또는 병원을 방문하는 비율은 32%에 그친다”면서 “효과를 보려면 증상에 맞게 좌제와 연고를 함께 사용하는 등 통합적인 사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출시 초기지만 반응이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강종훈 일동제약 홍보팀 팀장은 “아직 납품 공급이 이뤄지지 않은 곳도 있어 정확한 매출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약국 등 현장 의견을 종합하면 ‘푸레파베인 캡슐’을 찾는 사람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한편 먹는 치질치료제 시장 선두 경쟁은 당분간 동국과 일동제약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제외한 제약사들은 먹는 치질치료제 출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성장세가 전문의약품보다 낮다는 판단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의약분업 후 약가제 개편 등 정부 정책이 바뀌면서 약국에 제품을 납품하기보다 병원이나 해외 수출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한 뒤 “고객 입장에서도 치질의 경우, 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으면 가격이 더 싼데 굳이 약국에서 비싸게 구입할 이유가 없다고” 피력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도 “일반 의약품 비중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잠재성이 큰 시장을 발굴해내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수익성이 점점 감소하는 상황에서 위험부담을 안고 시장을 발굴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섣불리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김주경 기자 ksy055@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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