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13일 IBK기업은행에 노동이사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이사제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며 "금융위는 기업은행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즉각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제도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달 25일 박창완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을 이용근 사외이사의 후임으로 추천하며 국책은행 최초로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기업은행의 사외이사는 은행장의 제청을 받아 금융위가 임면한다.
금융노조는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금융 공공기관들에는 노동이사제를, 민간 금융기관들에는 노동자 추천 이사제 도입을 권고했다"며 "이는 노동자의 경영참여가 더 이상 거를 수 없는 국제적 흐름이고 핵심적 방안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행정혁신위의 권고가 나오자마자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두루뭉술한 핑계를 대며 대통령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최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노동이사제 취지는 대주주 전횡 방지와 근로자 권익보호 측면“이라며 ”은행은 임금이나 복지 등 근로여건이 다른 산업보다 훨씬 양호하므로 금융권에서 먼저 도입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부정적 견해를 나타낸 바 있다.
금융노조는 이에 대해 “금융위는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하기는커녕 그 책무를 방기해왔다”며 “우리 금융노동자들이 노동이사제를 구현하기 위한 현실적 방안을 내놓고 관철시키고자 하는 지금 그 앞을 막아서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규탄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노동이사제 도입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최 위원장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허권 금융노조위원장은 "금융위가 노동이사제 도입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부적으로 회의를 거쳐 퇴진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