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Think Money] 부풀대로 부푼 가계부채, 연착륙 유도해야
[이지 Think Money] 부풀대로 부푼 가계부채, 연착륙 유도해야
  • 이지뉴스
  • 승인 2019.03.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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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

[이지경제]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진행되어온 저금리정책의 긴축 전환이 이루어짐에 따라, 그간 유동성 중독에 빠져있던 시장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신흥국 부채리스크’가 글로벌 경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데, 그 중심에 가계부채가 있다. 미숙한 금리정책의 산물이기도 한 가계부채는 그냥 무시하기엔 부담스러울 정도로 알게 모르게 몸집을 불리면서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잠재리스크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가계부채의 리스크 형질을 세 가지 앎의 범주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대응 가능한 위험인‘알려진 사실을 아는 것’(known knowns)과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known unknowns)과 위기 상황으로 전개 가능성이 높은 위험인‘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unknown unknowns)가 그것이다.

먼저, 가계부채의 양적 팽창은 모두가 인지하는‘known knowns’위험에 포함된다. 지난해 기준 가계부채는 1535조원으로 2008년(724조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실질 가계부채’는 중소기업대출로 분류되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개인사업자대출(315조원)을 포함한 실질 가계부채는 1850조원으로 GDP에 견줘도 100%를 넘는 수준이다. 우리 모두 위기 이후 가계의 신용팽창이 경제 규모나 성장 속도에 비해 과도했음을 잘 알고 있다. 가계의 부채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금리충격에 취약해짐에 따라, 가계부채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다. 정책당국이 DSR, 新 DTI 등 고강도 대출규제를 통해 부채 증가를 제어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편, 전세부채까지 포함하는 ‘광의 가계부채’는 ‘Known unknowns’의 범주에서 다뤄져야 한다. 전세보증금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존재하지 않으나, 시장에서는 대략 700조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에서 중복 계산되는 금융기관 전세대출을 절반 정도로 가정하면 개인 간 순수 가계부채(집주인 부채)는 350조원 정도다. 따라서 개인사업자대출과 자기자본 전세보증금을 포함한 광의 가계부채는 2200조원 정도로 추정할 수 있는데, 이는 GDP에 견줘 123%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또한, 자영업자대출 역시 가계부채 부실을 초래할 수 있는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Known unknowns’영역에서 다뤄져야 한다. 자영업 과잉 문제는 시차를 두고 자영업 구조조정 이슈로 전이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비중(인구대비)은 11%로 미국(3.8%)이나 OECD 평균(6.2%)에 비해 자영업 쏠림이 심해 시장을 통한 자율 조정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영업대출을 중심으로 주택, 고용, 기업, 내수 등의 정책이 구조적으로 맞물려 있어, 금융규제를 통해 제어할 수 있는 단선적인 영역을 넘어선지 오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영업자대출이 도처(개인사업자대출, 가계대출 등)에 산재해 있어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나,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 관리해 정책으로 녹여낼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경영학의 그루(Guru·정신적 스승)인 피터 드러거가 언급한 것처럼,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가계 디레버리징(household de-leveraging)은 주택경기 하락을 수반하는 부채축소과정을 의미하는데, ‘unknown unknowns’(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위험)의 범주에서 논의될 이슈다. 어느 경제든 위기 이후에는 부채를 덜어내는 채무조정과정이 이루어져야만 경기 상승에 대한 복원력을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부채축소는 주택의 버블주기에 따라 채무조정이 이루어지는 미국의 가계부채에서는 가능한 일이나 소득보전 기능이 강한 국내 가계부채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구조다. 즉, 역전세 사이클이 주도하는 주택경기 하강이 진행될 경우 가계부채 잠재부실이 주택 충격경로를 통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첫째, 전세버블이 주택가격 하락을 견인하는 국면에서는 ‘전세의 부채화’가 가계부채 부실을 초래하는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 본디 전세보증금은 월세-전세-주택보유로 이어지는 사다리금융의 원천으로 가계의 잉여소득을 장기 연금방식으로 적립해 순자산을 불려나가는 내집마련 수단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세자본이 전세부채로 형질이 바뀌면서 역전세 사이클에 노출됨에 따라, 가계부채가 주택경기 충격에 취약해지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둘째, 자영업자대출의 경우에도 부동산업종 쏠림이 심해 주택경기 하락시 자영업 구조조정, 나아가 가계부채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사업자대출의 40% 정도가 부동산업 관련 대출일 정도로 편중 리스크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결국, 가계부채 연착륙(soft landing)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금융을 금융으로 풀려는 단선적 접근보다는 보다 촘촘한 정책 조합(policy mix)이 설계되어야 한다. 즉, 경제운영의 틀 안에서 통화정책(금리주기), 금융정책(대출규제), 산업정책(자영업 구조재편), 주택정책(가격 안정화), 소득정책(소득 기반 구축) 등 가계부채 관련 전후방정책을 한 방향으로 정렬시켜 나가는 응집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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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한 NH농협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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