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박도현 등 천일고속 오너일가, 적자에도 슬며시 웃는 이유…“눈 먼 수백억 가욋돈 챙겨서?”
[이지 돋보기] 박도현 등 천일고속 오너일가, 적자에도 슬며시 웃는 이유…“눈 먼 수백억 가욋돈 챙겨서?”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03.19 0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천일고속 홈페이지 캡쳐
사진=픽사베이, 천일고속 홈페이지 캡쳐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부산 경남 거점 고속버스 운송업체 천일고속이 승객 감소와 경유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2년 연속 적자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1000원을 팔아 55원의 빚을 질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그러나 정 반대 행보다. 올해 역시 고배당을 선언했다. 주주친화정책으로 읽힌다. 이해가 쉽지 않다.

지배구조 때문이다. 천일고속은 박도현(41) 대표이사 등 오너일가가 85.74%의 지분을 틀어쥐고 있다. 모르쇠 배당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19일 천일고속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현금‧현물배당 결정 및 주주총회 소집 공고 등에 따르면 천일고속 이사회는 지난달 25일 주당 4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 총액은 57억원이다.

천일고속은 오는 29일 부산시 서구 구덕로 본사 2층 일산강단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현금 배당 등의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원안대로 승인되면 주총일부터 한 달 이내에 지급된다.

부결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천일고속 경영진의 견제 장치 역할을 해야 할 사외이사는 단 1명(송호성=법무법인 율촌 소속 변호사)이다. 지난해 있었던 총 8건의 이사회 안건에 100%(불출석 3회 포함) 찬성표를 던졌다.

박도현 대표 등 오너일가는 이번 정기 주총 승인금액을 포함하면 지난 한 해에만 총 114억원(중간 배당 포함)의 가욋돈을 챙기는 셈이다. 최근 3년 간 수령액은 ▲2016년 128억원 ▲2017년 204억원 등 총 446억원에 달한다.

지분율을 살펴보면 박도현(44.97%) 대표를 비롯해 박주현(37.24%) 천일고속 부사장, 박재명(1.22%) 천일고속 전 회장, 동생 박정현(2.31%)씨 등 오너일가가 85.74%를 쥐고 있다.

최근 3년간 배당금을 살펴보면 박도현 대표는 ▲2016년 57억5000만원 ▲2017년 91억7000만원 ▲2018년 51억2000만원 등 총 200억4000만원이다. 박주현 부사장은 ▲2016년 47억6000만원 ▲2017년 75억9000만원 ▲2018년 42억4000만원 등 총 165억9000만원이다.

동생 박정현씨는 ▲2016년 2억9000만원 ▲2017년 4억7000만원 ▲2018년 2억6000만원 등 총 10억2000만원을, 박재명 전 회장은 ▲2016년 1억5000만원 ▲2017년 2억4000만원 ▲2018년 1억3000만원 등 총 5억2000만원을 수령했다.

적신호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천일고속은 오너일가의 주머니만 두둑하게 채워줬다. 적자가 계속되면서 곳간은 텅 빈 상태다.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천일고속의 최근 3년(2016~2018년)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2016년 584억원에서 2017년 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555억원으로 0.5% 소폭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6년 108억원 이후 2017년 영업손실 20억원, 지난해 영업손실 31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당기순이익도 ▲2016년 249억원 ▲2017년 271억원(8.8%↑) 등 증가세를 보이다 ▲2018년 순손실 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2016년 18.4%에서 ▲2017년 –3.6% ▲2018년 –5.5%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1000원을 팔아 55원의 빚을 진 셈이다.

천일고속은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재무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유동비율이 ▲2017년 262.0%에서 지난해 무려 185.5%포인트 하락한 76.5%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또는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쓰인다.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유동성이 크며, 통상적으로 200% 이상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기업의 곳간을 의미하는 현금성 자산도 ▲2016년 22억 ▲2017년 25억 ▲2018년 12억 등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라는 당부다. 하지만 천일고속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권오인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실적이 지속 악화되고 있음에도 고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경영 활동”이라며 “배당으로 오너일가 주머니를 채우기보다 수익성 개선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익명을 요구한 천일고속 관계자는 “배당은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드릴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