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노후 종자돈 ‘퇴직연금’…수익률 ‘깡통’소리 요란
[100세 시대] 노후 종자돈 ‘퇴직연금’…수익률 ‘깡통’소리 요란
  • 김주경 기자
  • 승인 2019.03.2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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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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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주경 기자 = 대기업에 다닌 지 20년 차에 접어든 이모씨(50)는 요즘 노후대비에 관심이 많다. 퇴직 전에 노후자산을 불려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월 회사가 관리해주는 확정급여(DB)형에서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확정기여(DC)형으로 갈아탔다. 그러다 지난달  1억원 규모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 확인해봤더니 마이너스임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이 연 1%대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률까지 반영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인 셈. 

국민연금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데 이어 퇴직연금마저 수익률이 저조하자 노후를 앞둔 중년층은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다 부동산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보유세 부담 분마저 늘어나자 퇴직을 앞둔 중산층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운용회사들의 상품 수익률은 대체로 저조했다. 심지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곳도 있었다.

삼성생명은 퇴직연금 적립금이 25조원으로 가장 많지만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DB형 1.63%, DC형 0.71%, IRP 0.49%에 그쳤다. 교보생명은 DB형 1.25%, DC형 0.07%, IRP -0.07%의 수익 한화생명은 DB형 1.65%, DC형 0.96%, IRP 1.09%에 머물렀다. 

현대차증권은 12조원 규모의 적립금을 운용중이며 DB형 1.42%, DC형 0.25%, IRP -0.68%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의 DB형 수익률은 1.5~1.7%대 수준이었으나 DC형과 IRP는 마이너스였다.

손해보험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화재는 DB형 1.70%, DC형 1.52%, IRP 1.24%였고 KB손보는 DB형 1.68%, DC형 1.33%, IRP 1.33%에 그쳤다.

퇴직연금 수익률 부진은 원금보장 상품에 투자가 편중됐다는 점과 맞닿아 있다. 퇴직연금(DB형) 적립금을 관리하는 기업 재무담당 직원들은 원금보장 상품을 선호한다. 과감한 투자로 손실이 나면 문책이 따르기 때문. 

근로자들도 회사가 알아서 관리해준다는 기대감으로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다. 금융사도  손해만 안보면 된다는 생각에 관리에 소극적이다. 주로 투자하는 곳도 은행 예·적금이나 국채, 보험 상품 등 원금보장 상품이라 수익률은 1%에 허덕이는 등 저금리 기조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는 퇴직연금에 대한 수익률을 높이고자 운용사 간 수익률 경쟁을 유도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금융사가 가입자 성향에 맞게 돈을 굴려주는 ‘디폴트 옵션’ 등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위, 금융감독원도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대상 원금보장상품의 종류를 지정하면 만기 시점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 상품으로 옮길 수 있도록 퇴직연금 원금보장상품의 운용 방법을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들이 외부조직의 컨설팅을 받아 전문적이고 적극적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퇴직연금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주경 기자 ksy055@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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