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제약업계, 베트남시장 공략 본격화…‘꽌시’‧‘현지화’ 관건, 정부 지원도 절실
[이지 돋보기] 제약업계, 베트남시장 공략 본격화…‘꽌시’‧‘현지화’ 관건, 정부 지원도 절실
  • 김주경 기자
  • 승인 2019.03.26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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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있는 대형 제약사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김주경 기자 = 제약업계가 베트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술제휴부터 현지공장설립까지 진출 방식도 다양하다. 

제약업계는 그동안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 조치에 상당한 애를 먹었다. 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면서 돌파구가 필요했다. 베트남이 떠오른 이유다. 

베트남 제약시장 전망도 밝다. 한국무역협회(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 제약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약 47억 달러(한화 5조1935억원). 매년 11%씩 성장 중이다. 오는 2020년 시장 규모는 70억 달러(7조7350억원)로 전망된다. 

복병도 있다. ‘꽌시(關係·관계)’ 이른바 연줄이 중요하다. 중국보다 이같은 문화가 강하다는 전언이다. 또 현지 정보가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과 정부 차원이 지원 사격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유한양행, 종근당 등 주요 제약사가 현지 법인 및 사무소 개설 등 현지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일제약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베트남 현지에 점안제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대웅제약은 베트남 현지제약사 ‘트라파코’와 손잡고 이달 초 의약품 8종에 대한 생산기술 이전을 추진한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이 베트남 제약사 ‘트라파코’와 손잡고 의약품 8종에 대한 생산기술 이전을 추진한다. 사진=대웅제약

기술 이전 및 수출 전략도 잇따른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7년 베트남 현지 제약사 트라파코 지분 15%를 인수한 데 이어 이달 초 트라파코에 우루사 등 의약품 8종의 생산기술을 이전했다.

올해 말까지 기술 이전을 마치고 내년부터 트라파코가 현지 허가 절차를 밟아 2021년부터 현지 생산공장에서 위탁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살충제 수요가 높다는 점을 반영해 의약외품으로 시장반응을 먼저 살펴본 다음 일반‧전문 의약품을 수출할 예정이다. 

CJ헬스케어도 지난해 12월 베트남 제약사인 비메디멕스와 손잡고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인 ‘케이캡정’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번 계약으로 비메디멕스로부터 계약금과 기술료를 받게 된다. 앞서 2017년에는 또 다른 제약사인 린 파마와 항생제 ‘씨네졸리드주’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판매를 앞두고 있다. 

이재국 한국바이오제약협회 상무는 “과거 베트남에는 주로 수액이나 원료에 의존한 기초 의약품 위주로 수출했지만 최근에는 전문의약품이나 헬스케어 등의 의료기기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제약도 지난해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님 감독을 모델로 내세워 ‘박카스’를 베트남에 수출했다. 사진=동아제약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모델로 내세운 ‘박카스’ 광고. 사진=동아제약

한류 

제약업계가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뜨거운 한류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K팝을 앞세운 아이돌그룹과 송중기, 박보검 등이 출연한 드라마가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며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하고 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아세안 등 신흥국가와 정치·경제적 협력을 넓혀가는 ‘신남방정책’을 제시하면서 교류를 확대해 가는 것도 고무적이다. 

제약업계 역시 한류 수혜주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박카스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무려 280만 개가 팔렸다. 10억원이 넘는 매출이다. 지난해 6월 박항서 감독을 모델로 기용한 효과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J헬스케어도 선전 중이다. 2014년 컨디션으로 첫 발을 내딛은 후 시장 호응도가 상승 중이다. 

그렇다고 현지 공략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는 진단이다.

베트남은 관료사회 특성상 보수적인 데다 특유의 ‘꽌시’ 문화가 강해서 현지에 연줄이 없으면 시장을 개척하기 어렵다. 현지 정보가 투명하지 않다는 점도 난관이다. 

베트남 사정에 정통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꽌시가 중국보다 더 강한 것 같다”며 “연줄이 없으면 여기서 사업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지원 사격도 중요하다”면서 “베트남 진출 성공은 현지상황을 잘 파악해 기술제휴‧직접투자‧합작투자 등을 어떻게 활용하는 지에 따라 달렸다. 자본보다는 현지화 전략이 더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김주경 기자 ksy055@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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