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조소현 기자 = 내년도 정부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성장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재정건정성 악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0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확정했다고 밝혔다.
편성지침은 각 부처가 요구할 수 있는 예산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다. 이에 내년 예산안 편성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사회간접자본(SOC)과 일자리 사업 확대를 핵심 정책으로 밀어붙이면서 양극화 해소와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안일환 기재부 예산실장은 “경제가 어렵고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적극적인 재정 운용을 권유하고 있어 수입과 지출 측면에서 거시경제의 재정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재부가 중기 재정 계획에서 2020년 예산을 504조원으로 제시한 것을 감안할 때 내년 정부 예산은 500조원이 넘는 슈퍼예산이 될 전망이다.
다만 재정건정성 악화가 문제다. 15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와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리스크 확대가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반도체 편중의 수출시장 및 고용 상황도 좋지 않다.
또한 반도체와 부동산 호황에 따른 법인세·양도소득세 세수 증가 추세가 내년부터 둔화될 전망이어서 재정수지 적자와 국가채무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안 실장은 “주요 정책사업 증액과 신규 사업 소요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해당 부처의 재량지출을 10% 이상 구조조정해 충당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지침은 오는 29일 부처에 통보되고 각 부처는 5월 31일까지 예산요구서를 기재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부처협의와 국민 의견수렴 등을 거쳐 2020년도 예산안을 8월까지 편성해 늦어도 9월 3일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조소현 기자 jo@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