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돋보기] ‘괄도네넴띤’‧‘읶메뜨’ 이게 뭔 말이야?…“세종대왕님 죄송합니다. 이래야 뜬다네요”
[이지돋보기] ‘괄도네넴띤’‧‘읶메뜨’ 이게 뭔 말이야?…“세종대왕님 죄송합니다. 이래야 뜬다네요”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9.03.28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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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보람 기자 = 유통업계가 ‘쓱’, ‘괄도네넴띤’, ‘읶메뜨’ 등 젊은 세대와 호흡하기 위한 언어파괴 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오감 만족 감각에 끌리는 밀레니얼·Z세대, 즉 ‘실감세대’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 이들은 미디어 사용에 익숙할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경제적 영향력도 가지고 있다.

더욱이 실감세대는 현실을 방불케 할 실감 나는 콘텐츠에 반응하고 새롭고 낯선 경험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스스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나가기도 한다.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언어가 대표적인 도구다.

이에 유통업계가 창의적인 언어유희로 실감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쓱’, ‘괄도네넴띤’, ‘읶메뜨’ 등 언어파괴 카드를 꺼내 든 것.

달갑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줄임말, 신조어 등의 영향으로 세대 간 단절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학계 등은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지난 13일 ‘읶메뜨 가격 따괴 상뚬 총출동!’ 행사를 진행했다. 오후 11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인기상품을 특가에 한정 수량으로 선보이는 이벤트다. ‘읶메뜨’는 위메프를 인터넷 신조어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팔도는 2월 ‘팔도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아 비빔면 매운맛 버전인 ‘괄도네넴띤’을 한정 출시했다. 온라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재미로 쓰이는 신조어와 색다른 즐거움이란 팔도의 슬로건이 부합해 실제 상품화를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차 온라인 물량 7만5000개가 하루도 되지 않아 모두 팔려나갔다.

이에 팔도는 온라인에서만 구매 가능했던 ‘괄도네넴띤’을 편의점, 대형마트, SSM 등 오프라인으로 판매 라인을 확대했다. 브랜드 가치까지 높였다는 평가다.

효과

유통업계의 언어파괴는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2016년 첫선을 보인 ‘쓱’은 특징 없던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통합 신설법인 SSG닷컴에 묵직한 한방을 선사한 언어유희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쓱’은 SSG를 한글로 표현한 ‘ㅅㅅㄱ’을 붙여 소리 나는 대로 표현한 단어다.

신세계는 또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오픈한 ‘삐에로 쇼핑’을 통해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외국어 표준 표기법에 어긋난다는 논란을 일으킨 것. 문법상 피에로 쇼핑이 맞지만, 복고 감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쓱’에 이어 언어를 파괴했다.

롯데도 ‘냠’으로 언어유희에 합류했다. 롯데면세점은 ‘롯데듀티프리(LOTTE DUTY FREE)’의 영어 단어 첫 글자 LDF에서 D를 밑으로 내리면 한글 ‘냠’이 되는 점에 착안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냠냠”, 즐거운 쇼핑을 할 때 “냠”’ 등 친근하고 중독성 있는 ‘냠’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패션기업 LF ‘냐’도 언어유희 성공 사례다. 브랜드 영문명이 한글 ‘냐’처럼 보인다는 데 착안, 유머 코드를 담은 ‘냐’ 광고를 시리즈로 선보인 것. ‘냐’와 ‘몰(Mall)’을 결합한 ‘몰 좀 아냐’로 시작한 광고는 ‘몰입느냐’, ‘몰신느냐’, ‘몰쓰느냐’, ‘몰꾸미냐’ 등 직관적이지만 재미있는 메시지로 색다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현대홈쇼핑이 운영하는 현대H몰이 처음으로 선보인 생활용품 PB브랜드는 ‘ㄱㅊㄴ’다. 고객들이 쇼핑할 때 품질·가격·디자인 등에 있어 긍정적인 감정 “괜찮네~”의 초성을 브랜드화했다.

공영홈쇼핑도 최근 공영쇼핑의 초성인 ‘ㄱㅇㅅㅍ’ 만으로 이뤄진 브랜드 디자인을 선보였다.

한글만이 가진 초·중·종성 구조를 해체해 조형적이고 기호적인 아름다움을 함축했다는 설명이다. ‘ㄱㅇㅅㅍ’ 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방송, 쇼핑백, 포장박스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비비큐 ‘딹(닭+딱)’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로 꼽힌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야민정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온라인상에서 언어파괴는 일종의 놀이다. ▲나이+마일리지 ‘나일리지’ 등의 줄임말 ▲ 인정=‘ㅇㅈ’ 초성 등에 이어 최근에는 더욱 난해해졌다.

대표적으로 야민정음이다. 2017년 온라인커뮤니티 야구갤러리에서 처음 사용된 ‘야민정음(야구갤러리+훈민정음)’은 특별한 규칙이 없다. 한글 자모 모양을 비슷한 것으로 바꿔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명작 ‘띵작’ ▲멍멍이 ‘댕댕이’ ▲귀엽다 ‘커엽다’ ▲페이스북 ‘떼이스북’ ▲유재석 ‘윾재석’ ▲식혜 ‘싀혜’ 대머리 ‘머머리’ ▲세종대왕 세종머앟 등이다. ‘읶메뜨’, ‘괄도네넴띤’ 등도 야민정음 표기법에 따른 것이다.

학계 등은 실감세대를 의식한 유통업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언어파괴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며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박창원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현재 성행하는 언어유희 마케팅이 국문의 변형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살아남는 언어는 새로운 언어가 되고 그렇지 못한 언어는 단순히 재미로 기억돼 사라져 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줄임말, 외계어가 이해관계 형성에 미치지 못하다고 해서 ‘언어의 파괴다’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진수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미디어 사용이 일상이 된 가운데 익숙함에 대한 충족할 수 없는 갈증을 스스로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사용하는 언어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콘텐츠가 됐다”며 “언어의 변화뿐만 아니라 ‘거꾸로 수박바’, ‘죠스바 젤리’ 등의 새로운 (맛) 제품과 ‘휠라와 메로나 컬렉션’ 등의 전혀 다른 업종 브랜드의 협업, 같은 제재의 연속적인, 시리즈 광고도 변화하는 콘텐츠의 출발선”이라고 피력했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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