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Car] 대한민국 SUV 50년 발자취…신진 지프부터 팰리세이드까지 ‘전성시대’ 개막
[이지 Car] 대한민국 SUV 50년 발자취…신진 지프부터 팰리세이드까지 ‘전성시대’ 개막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4.01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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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성진 기자, 픽사베이
팰리세이드. 사진=조성진 기자,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바야흐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성시대다. 지난해 판매된 차량 중 SUV 비중이 40.1%다. 사상 최고치. 10대 중 4대가 판매된 셈이다.

SUV는 꾸준한 성능 향상과 다양한 활용성 그리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발전을 거듭하며 대세로 떠올랐다.

SUV는 더 이상 무식해 보이지 않다. 오히려 세련된 감각을 입힌 도심형 SUV가 속속 등장하면서 활용도가 세단의 범위를 넘어섰다. 넓은 공간을 갖춰 대가족이 움직이기 편하고 주행능력도 세단과 견줬을 때 뒤지지 않는다. 과거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달구지 같던 승차감은 세월이 지나 고품격 세단의 편안함과 정숙성을 넘어섰다.

특히 국산 SUV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대와 기아, 쌍용, 한국지엠 등이 앞 다퉈 SUV를 출시하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더욱이 소형, 중형, 대형 SUV로 구분돼 소비자의 성별과 성향, 개성, 가족 구성원 그리고 주머니 사정까지 감안해 선택할 수 있다.

사진=쌍용자동차
신진 지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코란도, 무쏘, 코란도. 사진=쌍용자동차

선점

국내 최초의 SUV는 이름도 생소한 신진자동차(쌍용차 전신)의 신진 지프. 1969년생이니 올해 꼭 50년 됐다. 군사정권 시절 군 간부들이 많이 타는 용도였다.

이후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코란도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신진 지프는 코란도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코란도는 ‘KORean cAN DO'에서 따왔다. 한국인은 할 수 있다는 시대적 배경이 담긴 이름이다. 최근 쌍용차에서 4세대 코란도를 출시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SUV 시장을 선점한 쌍용차의 자랑이다. 족발만 원조가 있는 게 아니다.

코란도에 이어 큰 사랑을 받은 SUV는 1991년 탄생한 현대차의 갤로퍼다. 갤로퍼는 출시되자마자 코란도가 독점하던 SUV 시장을 양분할 기세였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경주마’라는 뜻을 담은 갤로퍼는 두 번이나 유라시아대륙을 횡단하는 등 뛰어난 성능으로 주목받았다.

첫 출시 모델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73마력, 최대토크 14.9㎏.m의 2.5리터 직렬 4기통 엔진으로 우수한 힘으로 평가받았다. 연비는 17.3㎞/ℓ. 이에 시장 점유율 52%까지 기록하는 등 파죽지세였다.

갤로퍼의 등장에 쌍용차가 한 번 더 작품을 내놨다. 주인공은 1993년 데뷔한 무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강력한 힘을 자랑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티비광고에서 달리는 코뿔소가 무쏘로 변하는 모습은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이름만 강력했다면 시장에서 웃음거리만 됐겠지만 무쏘는 이름대로였다. 비록 첫 출시 모델은 빈약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602EL 모델은 최고 출력 95마력, 최대토크 19.6㎏.m의 성능을 발휘했다. 더욱이 1997년에는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25.2㎏.m의 성능으로 향상했다.

가만히 구경만 하면 ‘가마니’가 될 수 있는 기아차는 스포티지라는 칼을 꺼냈다. 1993년 출시된 스포티지는 갤로퍼, 무쏘보다 작은 사이즈로 부담스럽지 않게 탈 수 있다는 매력을 내세웠다.

몸집은 다소 왜소했지만 외유내강. 스포티지는 최고출력 87마력, 최대토크 20.5㎏.m의 성능을 갖춰 비슷한 시기의 갤로퍼보다 뛰어났다. 다만 1998년에 출시된 소프트탑 모델은 안전상의 문제로 국내에 출시되지 못한 아픔도 있었다.

사진=현대차, 픽사베이
싼타페. 사진=현대차, 픽사베이

각축

2000년대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각축전이 벌어진다. 낚시, 캠핑 등 레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많아졌고 SUV 시장은 점점 커졌다. 더욱이 단순히 힘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형과 내구성까지 잡으면서 SUV의 성장이 본격화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21세기를 앞둔 1999년 현대차는 싼타페를 공개했다. 싼타페는 도심형 SUV라는 타이틀을 얻으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싼타페는 디자인과 성능을 모두 잡으며 SUV 시장을 주도했다.

당시 싼타페는 최고출력 115마력과 최대토크 26.5㎏.m의 성능을 자랑했다. 국산 대표 SUV하면 싼타페라는 공식의 시작은 이 때부터였다.

렉스턴. 사진=쌍용자동차
렉스턴. 사진=쌍용자동차

2001년 쌍용차가 렉스턴을 출시하면서 또 한 번 경쟁에 불을 지폈다. 20세기 SUV가 힘을 강조했다면 렉스턴은 한층 더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매력을 내세웠다. 또한 대형 SUV의 출발점이기도 하다는 평가다.

다부진 비주얼과 함께 SUV 성능은 그대로 가져왔다. 2003연식 RX290의 경우 최고출력 142마력, 최대토크 29.5㎏.m의 힘을 발휘한 것. 더 이상 SUV는 산에 갈 때만 타는 차가 아니라는 인식이 렉스턴을 통해 퍼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밖에도 투싼, 베라크루즈, 윈스톰, 쏘렌토, 모하비, 맥스크루즈 등이 시장에 경쟁적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란도, 무쏘, 렉스턴, 스포티지, 싼타페 등 2세대, 3세대 모델이 장기집권하면서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팰리세이드가 등장하면서 SUV 시장이 출렁거렸다.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는 압도하는 비주얼과 최신식 성능을 모두 담으며 SUV의 최종진화 버전이라는 평가다. 팰리세이드는 가솔린 모델이 최고출력 295마력, 최대토크 36.2㎏.m의 괴력을 자랑한다. 새로운 SUV에 목말랐던 소비자들의 관심이 폭발하면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티볼리. 사진=쌍용자동차
티볼리. 사진=쌍용자동차

다양

남자의 차로 평가되는 SUV가 여성들에게도 사랑받기 시작하면서 그에 맞는 변화가 시작된다. 부담스러운 중·대형 SUV가 아닌 소형 SUV의 본격적인 등장.

쌍용차의 티볼리, 현대차의 코나, 르노삼성 QM6, 기아차 스토닉, 쉐보레 트랙스 등이다. 이들은 미니쿠퍼 컨트리맨 같은 수입 소형 SUV와의 경쟁에서도 앞설 정도로 눈에 띄게 성장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귀여운 외모를 자랑하는 티볼리의 인기가 절정이다. 티볼리는 작지만 편안하고 강한 매력으로 남성은 물론 여성에게 다가갔다. 성능도 중형 SUV에 준한다. 2016년에 나온 1.6 가솔린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26마력, 최대토크 16.0㎏.m이다. 디젤 모델은 115마력, 30.6㎏.m.

흥미로운 건 티볼리(TIVOLI)의 알파벳의 순서를 바꾸면 'I LOV IT'이 된다는 사실. 개인적으로는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여성들의 감성을 자극할 만한 깜찍한 문구다.

현대차의 코나는 티볼리의 강력한 경쟁 차량. 코나(가솔린 모델)는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7.0㎏.m의 성능을 앞세워 티볼리를 추격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모델도 있어 티볼리와 함께 양강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소형 SUV의 큰 특징은 바로 가솔린 모델이 압도적으로 많이 팔린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티볼리는 가솔린 모델이 3만2601대가 팔려 전체 판매(4만3897대)의 74%를 차지했다. 디젤 모델(1만1296대)의 3배 수준. 이는 코나 역시 마찬가지. 코나는 전체 3만9275대의 판매 중 78%인 3만711대가 가솔린 모델이었다. QM6도 3만2999대 중 2만5706대가 가솔린이었고 쉐보레 트랙스는 1만2787대 중 1만576대(83%)가 가솔린이었다.

소형 SUV의 경우 캠핑 등 오프로드를 달리는 비중이 비교적 적고 여성의 비율이 높다는 점이 그 이유. 세단과 차별화 된 개성과 정숙한 승차감을 동시에 원하는 수요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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